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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기역이 니은이 인권문화제’가 12일 광주 동구 주남마을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임택 동구청장을 비롯해 주남마을 주민들이 만장기와 노란 풍선을 들며 행진하고 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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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기역이 니은이 인권문화제’가 12일 광주 동구 주남마을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주남마을 학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홍금숙씨가 인사말을 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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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광주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12일 오전 광주 동구 주남마을에서 열린 ‘제12회 기역이 니은이 인권 문화제’에서 임택 동구청장과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노란 풍선 날리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오월 영령의 넋을 위로하는 ‘제12회 기역이 니은이 인권문화제’가 12일 광주 동구 주남마을에서 진행됐다.
기역이 니은이 축제는 주남마을의 옛 지명인 지한면 녹두밭 웃머리를 기억하자는 염원을 담아 ‘기억하라 녹두밭 웃머리’의 초성인 ‘ㄱ’과 ‘ㄴ’을 상징화한 이름으로, 지난 2014년부터 주남마을 주민이 직접 기획해 매년 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날 문화제에는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임택 동구청장, 문선화 동구의회 의장, 안평환 광주시의원과 마을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인권이 숨 쉬는 주남마을’ 현수막과 노란색 풍선을 들고 마을 입구에서 518m 떨어진 5·18 위령비까지 행진했다. 이 구간에 설치된 민주로·인권로·평화로의 비석에 적힌 시를 정광단 양3동장, 조장근 지원2동 주민자치회장, 김윤희 지원2동장이 각각 낭독했고, 유금님 전통무용가는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살풀이를 선보였다.
이번 문화제에는 주남마을 학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홍금숙씨가 처음으로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홍금숙씨는 “매년 주최 측의 참석 요청을 받았지만 트라우마 때문에 올 수 없었는데 이제야 여러분 앞에 섰다”며 “위령비에 적힌 희생자 2분은 저와 같이 계엄군에 끌려가지 않았다. 그분의 시신은 아직 찾지 못했고, 여기에 묻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개회 선언을 시작으로 풍선 날리기, 헌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민주·인권·평화 손도장 찍기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노란 풍선을 하늘로 날렸고, ‘1980년 5월 광주, 피지도 못하고 짓밟힌 두 청년의 넋을 위로하며 작은 돌비를 세웁니다’라고 적힌 위령비 앞에 국화를 놓으며 고개를 숙였다. 민주·인권·평화 글씨 위에 형형색색 손도장을 찍으며 행사는 마무리됐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학생들에게 역사적인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고 잘 가르치겠다”며 “주남마을 학습자료를 제작해 전국 학생에게 진상을 소상하게 알리고, 다시는 이러한 역사적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임택 동구청장은 “역사는 절대 후퇴하지 않고 진보한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며 “이곳에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 동구 월남동 주남마을은 1980년 5월21일 계엄군이 광주~화순 간 도로를 지나가는 미니버스, 대형버스 등에 무차별 공격을 자행한 곳이다. 5월23일에는 승객 18명을 실은 미니버스에 무차별 사격을 가해 탑승자 중 단 3명만 살아남았다. 계엄군은 3명 중 상처를 입은 청년 2명을 주남마을 뒷산으로 끌고가 살해했다. 그 후 이곳에 묻혀 있던 시신은 항쟁이 끝난 뒤 주민 신고로 발굴됐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송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