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농협 1대표사업’ 농촌경쟁력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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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농협 1대표사업’ 농촌경쟁력 키웠다

전남본부, 전국 최초 도입…144개 농·축협 참여
스마트팜·공동 출하·산지유통센터 신축까지
중앙회·경제지주·지자체 협업 ‘농정 모델’ 구축

농협 전남본부는 12일 본부 중회의실에서 농협과 농업인의 동반성장을 위한 ‘1농협 1대표사업’ 추진 전략회의를 가졌다.
농협 전남본부가 전국 최초로 추진하고 있는 ‘1농협 1대표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사진은 육성형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곡성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직원들이 멜론 선별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고흥군 포두면에서 오이 농사를 짓는 명현호씨(50)는 올 들어 새벽잠에서 해방됐다. 냉기를 막기 위해 매일 새벽마다 비닐을 걷고 물을 주던 수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명씨의 비닐하우스에는 온·습도 센서, 자동 관수 장치, CCTV, 통합제어기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마트팜 설비가 갖춰져 있다.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생육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앱을 통해 온도와 습도 조절은 물론 급수까지 제어할 수 있다. 그는 “예전에는 날씨가 바뀔 때마다 수시로 하우스를 오가야 했는데, 지금은 앱 하나로 모든 과정을 관리할 수 있다”며 “수확량도 20~30%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농기계 교체를 넘어 농업 구조 전반을 혁신하려는 ‘1농협 1대표사업’의 성과다. 전남 144개 농·축협이 각 지역의 특성과 조합원 수요에 맞는 대표 사업을 자율적으로 선정하고 이를 집중 육성하는 현장 중심 농정 모델로, 농협 전남본부가 전국 지역본부 가운데 최초로 도입했다. 지난 3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주재로 열린 호남권역 지역본부 현장경영회의에서 전남본부는 “농정 예산이 분절되고 단기 성과에 치우쳐 있다”는 구조적 한계를 짚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핵심사업 육성 방안을 제안했다.

전남본부는 이 전략을 바탕으로 사업을 공식화하고, △신작물 육성 및 스마트농업 기반을 조성하는 ‘육성형’ △유통·가공 인프라를 확대하는 ‘성장형’ △농가 경영 안정과 복지 향상에 중점을 둔 ‘복지·지원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사업을 체계화했다.

특히 전남본부는 중앙회, 경제지주,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자금·기술·유통 등 사업 전반에 걸친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육성형 대표 사례로는 고흥 흥양농협이 꼽힌다. 흥양농협은 오이 재배 농가 60곳에 스마트팜 설비를 도입했다. 총사업비 3억3000만원 가운데 고흥군이 50%, 농협경제지주가 40%, 나머지는 농협과 농가가 각각 5%씩 분담했다. 원격 제어가 가능한 ICT 설비를 통해 노동력 부담은 줄고, 생육 환경이 표준화되면서 수확량과 품질이 모두 향상됐다. 수확된 오이는 포두면 산지유통센터를 통해 공동 출하되며, 유통 구조 개선에 따라 조합원 수취가격도 안정되고 있다.

같은 유형인 곡성농협은 고품질 멜론 스마트단지를 조성해 ICT 하우스에서 멜론을 재배하고 있다. 정밀 생육 관리 덕분에 품질과 수확량이 표준화됐고, ‘곡성 프리미엄’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최근에는 대형 유통업체와 계약 출하 체계를 갖춰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도 줄이고 있다.

유통 인프라 확충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성장형 모델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순천원예농협은 연면적 1500㎡ 규모의 저온유통센터를 신축 중이다. 선별장, 냉장창고, 포장시설이 함께 들어서 하루 20t 규모의 채소를 처리할 수 있다. 전체 사업비의 60%는 순천시가 지원했으며, 인근 강진·보성 농협과의 공동 유통망 확대도 추진되고 있다. 향후에는 전남 동부권의 물류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지원형 모델을 적용 중인 강진한들농협은 병충해 저항성과 생산성이 뛰어난 고품질 마늘 종구를 조합원에게 무상 공급하고 있다. 종구 교체 이후 “수확량이 1.5배 늘었다”는 현장의 반응도 나오고 있으며, 품질 개선뿐 아니라 농가 경영 안정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거금도농협은 조생양파 주산지 육성사업을 통해 파종 시기 통일, 공동 방제, 공동 수매 체계를 구축했으며, 생산 안정성과 유통 효율성 모두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남본부는 각 농협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사업 구조를 통합하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중앙회와 경제지주, 시·군지부 등과 정례 회의를 통해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농협 간에 확산시키는 구조도 갖췄다.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수확량 증가, 노동력 절감, 수취가격 안정 등 농가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며, 지자체와의 공동 투자 구조를 통해 정책의 지속가능성과 안정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광일 농협 전남본부장은 “농촌이 고령화와 인구 감소, 농업소득 정체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한 만큼, 각 농협이 특성과 여건에 맞는 대표사업을 선정해 집중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범농협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대표사업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농촌과 농업인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이승홍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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