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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종 문화체육부 기자 |
시작은 김도영이었다. 그는 개막전부터 햄스트링 부상으로 낙마했다. 이후 김선빈, 나성범, 황동하, 곽도규 등 주축 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을 당하면서 전열에서 이탈했다. 악재가 계속되자 4월 팀 순위는 최하위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디펜딩 챔피언’ KIA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무조건 우승한다는 ‘불패 신화’(12번 진출·12번 우승)를 이어가며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팀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 시즌 전력을 올 시즌에도 대부분 유지했다. 이에 KIA는 시즌 시작 전 ‘절대 1강’으로 꼽힐 정도였다. 그러나 악령에 시달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부상 악재만 없었다면 이라는 생각이 들때 즈음 반전이 일어났다.
잇몸으로 싸웠던 KIA가 반등을 이뤄냈다. KIA는 백업 선수들의 깜짝 활약을 앞세워 6월 한 달간 승률 1위를 달성했다. 7월에는 잠시 2위까지 오를 정도로 상승세를 탔다. ‘함평 타이거즈’의 반란이 일어난 것이다.
먼저 ‘수비 전문’ 꼬리표를 달고 있었던 김호령이 타격에서 급상승을 이뤄냈다. 생애 첫 멀티포와 만루포까지 쏘아 올린 그는 올 시즌 49경기에서 타율 0.284 OPS(출루율+장타율) 0.795라는 성적표를 작성했다.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커리어하이’를 달성할 수 있을 정도다.
오선우도 주전 공백을 잘 메웠다. 그는 올 시즌 69경기 244타수 75안타 8홈런 34타점 타율 0.307 OPS 0.840으로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고종욱 또한 승리의 주역이다. 올 시즌을 2군에서 시작한 그는 6월 콜업 이후 23경기 58타수 19안타 2홈런 10타점 타율 0.328의 성적표를 작성했다. 이외에 김석환, 김규성, 박민 등 다양한 자원들이 활약하며 침체됐던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들은 사실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없었더라면 빛을 발하지 못했을 수도 있던 2군 자원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부상에 울고 부상에 웃게 된 셈이다.
KIA는 오는 17일부터 NC와의 4연전을 시작으로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이 경기에서는 김선빈, 나성범, 이의리가 복귀할 예정이다.
주전과 백업들의 조화를 앞세운 KIA가 후반기 만개한 기량을 뽐내며 2연패를 이뤄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