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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올로 지역개발사업장 내에 있는 키완자(Kiwanja) 초등학교 학생들이 손을 씻고 있는 모습. |
주로 목축업과 농업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이시올로에서는 노동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교육은 이들에게 사치인 것이다.
그 결과 경제적 악순환은 세대를 넘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케냐에서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문해력을 갖춘 아동(6~16세)의 비율은 78%, 이시올로는 그 절반 수준인 36%에 불과하다.
반면 1일 1.25달러 미만의 최저 빈곤선 아래에서 살아가는 이시올로 지역 아동 비율은 59.2%에 달한다.
당연히 교육 인프라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시올로 지역개발사업장 내에 있는 키완자(Kiwanja) 초등학교의 경우 교실당 학생 비율이 1대 93이며, 교사와 학생의 비율은 1대 50이다.
이시올로의 랍(Rapp)초등학교 역시 교과서 1권을 20~30명이 돌려볼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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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올로 지역개발사업장 키완자(Kiwanja) 초등학교 급식시설. |
△광주·전남 저금통 모금…학교 인프라 개선
월드비전 광주전남사업본부는 열악한 환경에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아동들을 위해 광주·전남 교육청과 함께 ‘사랑의 빵 동전 모으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광주·전남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생들은 아껴 모은 용돈을 모아 노란 저금통을 채웠다.
여기에 월드비전 광주전남사업본부(2020·2022년)의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3억원이라는 거금을 모았다.
이후 월드비전은 케냐 6~11세 아이들이 꿈꾸고 자립할 수 있도록 ‘스쿨업 사업’을 진행했다.
스쿨업 사업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은 학습 환경 조성 △효과적인 교수법과 교사 네트워크를 통한 교사 역량 강화 △교보재와 효과적인 언어 교육과정 등 교육 콘텐츠 질적 향상 등을 실현하기 위해 진행됐다.
광주전남사업본부는 학교를 안전하고 즐거운 곳으로 만들고자 키완자와 랍 초등학교 등 2곳에 교실 8칸(각 4칸)을 신축했다.
위생적인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총 20칸(각 10칸)의 아동친화 화장실을 설치했다. 수업 연구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동(교무실, 교장·교감실)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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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올로 지역개발사업장 내에 있는 랍(Rapp) 초등학교 학생들이 함성을 지르고 있다. |
손 씻기 시설과 주방, 식료품 저장 창고, 석조 물탱크 1개소(5000ℓ)를 등을 마련했다.
월드비전이 급식시설을 마련한 이유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점심식사가 아이들에게 유일한 하루 한 끼가 되기 때문이다.
사실 가정에서 충분한 식사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학교를 빠지고, 소일거리를 구해 음식을 살 돈을 마련해야 하는 현실이다. 또 위생관리가 되지 않은 공간에 보관하는 식재료는 쉽게 오염돼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이는 안정적인 급식 제공이 아이들의 교육 참여율 향상으로 이어지는 환경임을 방증한다.
이후 광주전남사업본부는 아이들이 훈련된 선생님에게 읽고 쓰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교수법을 지도했다.
케냐 교육부와 협업해 아이들이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랍과 키완자 등 총 25명의 교사(남 15명·여 10명)를 대상으로 북 뱅크, 리딩 캠프 등을 진행했다.
또 아이들이 학교 안팎에서도 말하고 쓰는 법을 익힐 수 있도록 인근 마을 지역사회 자원봉사자 40명(남자 26명, 여자 14명)에게 문해력 교육을 진행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즐겁게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교육 환경 조성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폐종이, 페트병 등 재활용품으로 알기 쉽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교보재를 제작, 배부했다.
아동클럽을 통해 학생들이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도록 했고, 독서클럽, 멘토링 등을 운영했다.
아울러 아이들에게 약물 오남용, 조혼, 조산, 개인 위생 등을 주제로 교육을 진행, 아이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을 이해하고 학대 또는 위험한 관행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줬다.
이처럼 월드비전이 아동클럽 역량 강화·아동친화 문화 조성 등에 나선 결과 교사와 아동의 이해도가 0%에서 76%로 향상된 것으로 자체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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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올로 지역개발사업장 내에 있는 랍(Rapp) 초등학교를 찾은 월드비전 광주전남사업본부와 케냐 교육부 관계자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광주·전남 아이들의 ‘사랑의 빵 동전 모으기’ 후원과 월드비전의 지원으로 학교에 커다란 변화가 시작됐다.
가장 큰 변화는 학생 수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월드비전이 손길이 닿기 전까지 키완자 학교의 학생 수는 373명(유치원·1~8학년)이었다. 8학년의 경우 아이들이 수업받을 교실이 없었고, 교사도 8명(남 1명·여 7명) 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월드비전의 스쿨업 사업으로 아이들의 학습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시멘트로 건축된 튼튼한 교실 덕분에 비가 와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게 됐고, 행정동뿐만 아니라 교장, 교감 선생님이 근무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마련됐다.
또 물탱크와 화장실 덕분에 아이들의 위생과 청결이 크게 개선됐으며, 안정적인 식사 제공도 가능해 졌다.
그 결과 현재 키완자 학생수는 722명(남학생 337명·여학생 385명)으로 두 배나 급증했다.
교육 과정도 확대됐다. 8~9학년이 신설되고 유치부도 1·2부로 세분화 됐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교사도 19명(남자 18명·여자 1명)으로 증가했다.
랍 초등학교에도 많은 변화가 이뤄지면서 학생 수가 크게 늘었다.
2019년까지 200명 남짓이던 전교생은 올해 기준 324명(1~9학년)에 달한다. 교실, 화장실 등 시설이 마련되고 프로그램이 개선됐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내년에는 100명이 입학할 예정이다. 교사는 11명(남자 7명·여자 4명)이다.
여기에 월드비전이 염소 100마리를 지원,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시금치, 상추, 감자 등 현지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공간도 조성됐다.
케냐 교육부 관계자는 “1960~1970년대 까지는 한국과 경제 수준이 비슷했는데 한국은 특유의 교육열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우수한 인적·물적 자원이 생겨나면서 크게 발전했다. 우리는 이점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 많은 시설과 교육 인프라를 마련해 준 월드비전과 후원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한국의 성장 기운이 케냐에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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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이시올로 지역개발사업장 내에 있는 키완자(Kiwanja) 초등학교 관계자들과 학생들이 ‘월드비전 광주전남사업본부 케냐 해외사업장 방문단’을 환영하고 있다. |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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