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가맹단체를 찾아서]백남숙 광주카누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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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가맹단체를 찾아서]백남숙 광주카누연맹 회장

"학교·생활체육 활성화…카누 저변 확대에 온 힘"
제3대 회장 단독 출마 후 당선…종목 탈바꿈 역점
초·중·고·대학팀 창단 목표…경기장 확보 등 과제
직장동호회 시작으로 지역별 인프라 확충에 집중

“엘리트팀 창단과 생활체육 활성화에 집중해 광주 카누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최근 광주 광산구 진명안전산업(진명어패럴) 사무실에서 만난 백남숙 제3대 광주카누연맹 회장(진명안전산업 대표)은 “비인기 종목인 카누는 학교체육 관계자들과 동호인들의 관심 밖에 있다. 특히 광주의 경우 경기장은 물론 학교·생활체육팀이 전무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이러한 불모지의 한계를 극복, 전략 종목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저변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카누는 배를 탄 채 패들을 움직이고 강약을 조절하면서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다.

올림픽 경기에서는 크게 스프린트 카누(직선코스를 따라 가장 빠르게 완주해야 하는 경기)와 슬라럼 카누(급류 코스에서 인공 장애물 등을 통과하는 경기)로 나뉜다.

백남숙 회장은 사실 카누와 전혀 인연이 없었다. 그런 그가 종목단체를 맡기까지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온 체육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백 회장은 과거 초·중학교 재학 당시 학교클럽활동 시간을 이용해 무용을 처음 접하게 됐다. 당시 선생님님들도 급하게 수업진행을 위한 교육만 받고 온 상태라 아주 기본적인 동작만 가르쳤다. 그러나 백 회장은 매일같이 방 문고리에 끈을 매달아 스트레칭 연습을 할 정도로 무용에 열정이 있었다.

그 기억으로 사회에 발을 담은 뒤로는 취미로 에어로빅을 시작했다. 마침 자신이 운영하던 사업장 인근에 에어로빅 교육장이 있었고, 1992년 에어로빅교육자과정을 수료해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해에는 광주 염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호남지역 여성건강 생활체조경연대회’에도 참가하며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광주시체육회에 대한 관심 또한 이때부터 가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시체육회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왕성한 사회활동 중 만난 지인의 부탁으로 광주검도협회 부회장직을 맡게 된 것이다. 그는 1년여간 광주 검도는 물론 체육회 발전에 많은 힘을 쏟았다. 장애인 체육회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후원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전갑수 광주시체육회장으로부터 공백이었던 광주카누연맹 회장직을 맡아달라는 권유를 받았다. 비록 비인기 종목이지만 잘 성장시킨다면 광주 체육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고민은 길지 않았다. 결국 검도협회 부회장직을 마무리하고 제3대 광주카누연맹 회장 후보에 단독으로 등록하게 됐다. 이후 4월 30일 실시한 선거에서 연맹 선거관리위원회는 관련 규정에 따라 후보자 결격 사유를 심사한 뒤 적격 하다고 판단, 백 회장을 당선인으로 확정했다.

백 회장은 당선 후 “광주 카누를 위해 일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기쁘면서도 부담감은 있다. 그럼에도 책임감을 가지고 광주카누연맹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살펴본 건 경기장 문제였다. 현재 광주에는 카누 선수들이 제대로 훈련할 수 있는 훈련장은 물론 경기장 또한 전무하다. 인재를 키울 수 있는 환경 자체가 마련돼 있지 않다 보니, 학교·생활체육 활성화 또한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백 회장은 광주 카누의 도약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경기장·훈련장 확보를 꼽았다. 실제 훈련장·경기장 후보지로 판단하고 있는 승촌보 등을 이미 둘러보기도 했다. 당장 만족할만한 곳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일단 시작해 환경 변화를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백 회장은 “비슷한 종목인 조정 역시 경기장을 구하고 있다. 함께 나주·담양과 협조해 승촌보, 광주댐 등을 후보군으로 잡아놓은 상황”이라며 “경기장과 훈련장 없이는 종목 활성화를 이뤄낼 수 없다. 가장 시급한 문제인 만큼,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팀 창단 또한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광주에는 초-중-고-대학교로 이어지는 지역 인재 양성 루트가 없다. 단 한 개의 학교팀도 없다 보니 선수들을 발굴·육성한다는 것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른 지역에서 선수를 영입하려고 해도 인프라 자체가 없다는 점이 발목을 잡지만,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그는 판단한다.

백 회장은 “엘리트 체육인 학교를 키우는 것이 목표다. 성장해 나가는 학생들에게 진로에 유리한 조건인 ‘메달’이라는 성과를 안겨주고 싶은 마음이다”면서 “수영 등 타종목에서 활약하지 못한 선수들의 종목을 바꿔 보는 것도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중등부, 고등부, 대학부, 일반부 창단을 이뤄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에 있는 일반실업팀도 다른 지역에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팀을 수혈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한 번에 다 만들 순 없겠지만, 광주 카누의 미래를 위해서 차근차근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목 발전을 위해 생활체육 활성화 역시 추진한다. 현재 광주에는 카누 동호인 팀이 없다. 동호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백 회장은 송산유원지 등을 대상지로 확보해 우선적으로 직장동호회 창단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후 지역별 동호회 창단으로 이어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백 회장은 “동호회를 만들더라도 한 명씩 모집하는 건 굉장히 어렵다. 더욱이 동호회 입회를 원하는 인원이 줄 서 있지도 않다”며 “중소기업, 중견기업, 공기업, 기관 등을 상대로 워크샵이나 행사를 진행, 카누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 동호회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백 회장은 “카누는 비인기 종목으로 학교 체육 관계자는 물론 모든 동호인에게 관심 밖에 있어 활성화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이번에 새로 출발하는 광주카누연맹은 홍보·마케팅을 통한 적극적인 활동은 물론 경기장·훈련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채택, 엘리트·생활체육 활성화에 온 힘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뿐만 아니라 대회 유치 및 전지훈련지 선정 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광주카누연맹 임원진 모두 하나가 되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면서 “시민분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라며, 광주시 또한 적극적인 활성화 방안 모색뿐만 아니라 물심양면 지원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사진=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송하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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