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상징성…종교의 벽 허무는 게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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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역사적 상징성…종교의 벽 허무는 게 예술"

‘비움나눔페스티벌’ 25일부터 가톨릭평생교육원
국내 17명·해외 7명 작가 출품 참신한 작품 많아
청소년예술제 등 행사 다채…수익금 페루에 기부

‘제8회 비움나눔페스티벌’이 25일부터 오는 11월 2일까지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일원에서 열린다. 사진은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1층 회의실에서 해외 작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작품설명회 모습.
“이슬람권 작가가 천주교광주대교구 행사에 참여했는데 이는 종교의 벽을 허무는 게 예술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천주교 행사인데 이슬람권 작가가 눈에 띈다. 실제 이집트에서 온 작가는 타종교가 하는 행사에 선뜻 응할 수 있었던데는 행사가 가지고 있는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보완 설명에 나선 소빈 예술감독이 설명취지로 말한 대목이다.

21일 비움나눔페스티벌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천주교광주대교구가 21일 설명회를 열고 이웃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매년 열고 있는 ‘비움나눔페스티벌’ 여덟번째 순서를 25일부터 오는 11월 2일까지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일원에서 “일어나 걸으시오”(사도 3, 6)라는 성경구절 ‘Re:다시 새롭게’라는 주제로 갖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시는 소빈 감독 체제가 4년째 이어지면서 확실하게 그만의 색깔이 입혀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올해는 브레디관 리모델링이 마무리되는 해에 맞춰 작품들이 지난해 외부에서 많이 선보여진 것과는 달리 올해는 실내 전시가 대폭 늘어났다. 작품들은 교육원 야외 공간과 지하전시실, 브레디관 3층 룸에서 선보인다. 특히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페루 성베드로성당 방과후교실 아이들을 위해 기부, 나눔을 실천하기로 해 행사 취지를 십분 살리고 있다는 반응이다.

전시에는 국내 작가 17명, 해외 작가 7명이 각각 출품한다.

도자기 꿰맨 기법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제주 강승철 작가의 작품
국내 참여작가로는 회화에 김남희 배화림 허미영 유안나 고 구광모 고 박선숙, 조각에 김행령 박기태 소찬섭 임은혜 전백진 전인식 최무용, 설치에 공윤정, 공예에 강승철 정연주 한선주(전 조선대 교수)씨 등이며, 해외 참여작가로는 이집트의 아흐메디 무스타파(회화 Ahmed Moustafa)·바쎔 헤쎄인(판화 Bassem Hessien), 대만의 천밍흥(시각비주얼아트·대학교수·Chun-Ming Huang Macarons), 베트남의 루 트윈(컨템포러리 아트·Luu Tuyen), 중국과 헝가리 혼혈인 메이 티메아(회화·캘리그래피·Mei Timea), 인도네시아의 납 수이드(미술독학·Nab Suid), 슬로바키아의 오마르 알 카나와키(동판·omar al kanawati) 등이다. 이중 전백진 작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참여로 이어졌고, 박기태 작가는 재작년 참가에 이어 올해 다시 출품하게 됐다. 최무용 작가는 실외에 4점, 실내에 1점을 출품했다. 이처럼 페스티벌과 인연을 지속하는 작가에서부터 독특한 이력을 가진 작가들까지 망라됐다.

공윤정 작가는 방바닥 장판을 빨래처럼 벽에 걸어 두는 기발한 상상력을 투영했고, 박기태 작가는 용접을 한땀 한땀 꿰어 금속으로 바느질한 인상을 안겨준다. 강승철 작가(제주)는 도자기 꿰맨 기법을 선보이고 있으며, 정연두 작가(전남 담양)는 유기농 농부로 버려진 천을 활용해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은경 작가(전주)는 한지로 동화적 상상력 꿈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고, 최무용 작가(광주)는 금속을 사람의 신체을 소재로 단절을 표현, 간략화의 미학을 선보이고 있다.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했던 한선주 작가는 이탈리아 방문 중 광대가 성모 마리아 앞에서 하는 퍼포먼스를 보고 삐에로를 이입해 표현한 작품을 출품했다.

중국과 헝가리 혼혈인 메이 작가의 ‘Szilggyi Dezso Square Church’.
아흐메디 무스타파는 인간의 고립의 문제를 다루고 있고, 역사적 상징에 이끌려 전시에 참여하게 됐는 바쎔 헤쎄인 작가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고 있으며, 메이 티메아 작가는 법학전공이라는 특이 이력의 장본인으로 그림이 좋아 미술에 입문해 활동을 펼치는 경우로 작품에 낙엽까지 가미했다. 오마르 알 카나와키는 상형문자나 기호를 탐구하고 있는 작가로 중국으로 유학을 와 항저우에 머물며 박사과정 중으로, 한자에 대한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는 25일에는 물을 이용한 바닥 퍼포먼스도 예정돼 있다. 일부 작품들에는 QR 코드가 부착돼 작품이해를 돕고 있다.

이외에 주홍 작가의 사이프로젝트 작품 역시 주목된다. 실제 연령인 60대인 발달장애 6명의 작품이 선보인다.

바쎔 작가는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곳이라 생각돼 이곳에 오게 됐다”고 밝혔고, 오마르 알 카나와키 작가는 “예술가는 다양성을 연결하는 것이 소명”이라고 말했다.

소빈 예술감독은 “해외에서 참가한 작가들이 오래된 것들(빈티지한)에 대해 애정이 많다. 평생교육원의 지하공간을 보고서는 따로 개인전을 해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작가들이 좋아하는 듯하다”면서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들이 ‘드림’이라는 주제에 맞춰 제작된 작품들이 대다수다. 페스티벌 전시는 점점 소문이 나기 시작해 작가들이 참여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소빈 감독이 지하 전시공간에서 한선주 작가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한편 이번 페스티벌은 25일 청소년 예술제(그림그리기대회&노래부르기대회)를 비롯해 25일 오후 7시 개막식&비움콘서트, 26일 초청강연회, 31일 나눔콘서트, 11월 2일 오후 2시 피아트오케스트라공연, 이날 오후 3시 30분 폐막식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동아리페스티벌에서는 페스티벌 외에 그림과 노래로 만나는 청소년 예술제, 박구용 교수(전남대)의 특별강연, 블록맨션으로 유명한 이한철밴드를 비롯한 다양한 공연팀의 무대가 마련된다. 갤러리 현에서는 오는 11월 2일까지 송상훈 사진전이 진행된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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