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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제33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기자간담회에서 수상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해욱 시인, 이기호 소설가, 주은길 극작가. [대산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연합뉴스 |
대산문화재단은 10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수상자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의 수상 작가를 이같이 발표했다.
수상작은 이기호 장편소설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신해욱 시집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 주은길 희곡 ‘양떼목장의 대혈투’, 천명관 장편소설 ‘고래’의 영어판이다.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은 반려견 비숑 프리제 이시봉의 혈통을 둘러싼 이야기다. 심사위원들은 “동물을 매개로 문장 속에 삶을 관통하는 통찰을 유머러스하게 담아 독자에게 즐거운 독서 경험을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는 “시인의 개성적인 시적 방법론과 다각적 세계 탐구가 정점을 이뤄 독자로 하여금 밀도 높은 사유에 가닿도록 한다”는 점을 인정받았고, ‘양떼목장의 대혈투’는 “경계를 쉼 없이 넘나드는 언어의 역동적 리듬으로 한국 희곡의 새로운 지형이 구축되고 있음을 확인케 한다”는 평을 받았다.
번역 부문을 수상한 ‘고래’ 영어판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원작의 대범함을 번역자가 창의적으로 재구성해 강렬한 독서 체험을 가능케 한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기호 작가는 “아무런 원고 청탁이 없던 데뷔 4년 차 때 대산창작기금을 받아서 그 돈을 종잣돈 삼아 결혼할 수 있었다”고 대산문화재단과의 인연을 설명하며 “지금까지 제가 쓴 가장 긴 분량의 소설로 대산문학상을 받게 돼 개인적으로 커다란 격려와 응원을 받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신해욱 시인은 “시를 쓰기 시작할 때는 탐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 끝으로 갈수록 제가 공동체의 일원이란 것을 깨닫고 세계에 연결돼 있다는 것을 상기하게 된다”며 “이번 수상은 더 깊이 세계에 연결되고 책임을 가지라는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산문학상 역대 최연소 수상자인 주은길 작가는 “수상작을 5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공연했는데, 진심으로 고민하고 썼던 순간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된다는 현실이 허무하게 느껴져 계속 이 일을 해야 할까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놓으며 “제 희곡을 읽어주시고 인정해주셨다는 점에서 이 상이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번역 부문 수상자인 김지영 번역가는 2002년 제10회 대산문학상 번역 부문 수상자인 유영난 번역가의 딸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김지영 번역가는 대산문화재단에 전한 수상 소감에서 “저는 천명관 작가가 터놓은 길을 재포장했을 뿐”이라며 “원작이 워낙 훌륭해서 재포장한 영역본이 우수해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대산문학상은 대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종합문학상이다. 매년 시·소설·번역 부문을 시상하고, 희곡과 평론 부문은 격년으로 시상하며 올해는 희곡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시상식은 내달 5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겐 각각 5천만원의 상금과 양화선 조각가의 청동 조각 ‘소나무’가 주어진다.
시·소설·희곡 부문 수상작은 대산문화재단의 내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해외에 소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yna.co.kr
시·소설·희곡 부문 수상작은 대산문화재단의 내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해외에 소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yna.co.kr
2025.11.10 (월) 2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