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인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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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집

[강소기업을 키우자]㈜인비즈

심장초음파부터 CT·MRI 품질관리까지 의료 AI '새 기준'
클라우드 케어 라이프·AI 에코케어 등 통합 생태계 구축
CES2025 혁신상·대한민국 혁신대상 등 기술력 공식 인정
아시아·중동·유럽으로 단계적 진출… 국책 표준화 사업도

의료 AI가 병원의 업무 방식을 바꾸는 흐름이 본격화된 지금, 기술 경쟁력과 임상 실효성, 국가 표준 개발 역량까지 한 기업 안에 집약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심장 초음파부터 CT·MRI 품질관리처럼 정확성이 생명을 좌우하는 영역을 AI로 구현하고, 그 기술이 임상 현장에서 검증돼 국가 의료 체계의 기준으로까지 확장되는 사례는 더욱 드물다.

광주CGI센터에 본사를 둔 ㈜인비즈(대표 박성철)는 그 가운데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기술의 깊이와 임상 신뢰성, 표준화 역량을 두루 인정받으며, 빠르게 재편되는 국내 의료 AI 시장에서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인비즈의 성장의 축에는 박성철 대표의 현장 경험이 있다. 박 대표는 과거 방사선사로 병원에서 3년간 근무한 뒤, 코닥·케어스트림 등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에서 12년 동안 엔지니어로 일했다. 단순히 영상 데이터를 저장·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의료 IT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실제 의료 현장에서 관찰한 경험이 기술 개발 철학의 기반이 됐다.

‘사용자가 불편하면 기술은 의미가 없다’는 그의 원칙은 인비즈의 제품 구조 전반에 반영돼 있다. 단일 기능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촬영 환경과 장비 품질, 영상 확보 과정, 의료진의 워크플로우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기술이 설계된다.

이 전략은 ‘통합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졌다. 인비즈가 선보인 ‘클라우드 케어 라이프(Cloud Care Life)’는 단순한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를 넘어서는 플랫폼이다. 영상 저장·전송 기능은 기본이고, 웹 기반 실시간 협업, 원격 진단·상담, 다학제 회의 시스템, AI 솔루션 마켓플레이스 기능까지 포함한다. 국가별 규제, 장비 제조사와 관계없이 의료진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는 국내에서 보기 드물다. 해당 플랫폼은 ISO 13485와 미국 FDA 승인까지 획득하며 글로벌 확장성도 확보했다.

이 생태계 안에서 동작하는 ‘AI 에코케어(AI Echo Care)’는 인비즈 기술 경쟁력의 핵심이다. 심장 초음파는 시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영상 품질이 크게 달라지는 분야다. 인비즈의 AI는 이 검사 과정에 직접 개입해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고, 영상을 자동 캡처하며, 주요 심장 지표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몇 초 안에 생성한다. 검사 시간 70% 단축, 진단 오차율 3% 이하, 환자 회전율 60% 증가라는 성과는 의료진의 업무 구조 자체를 바꾸는 수준이다.

인비즈가 확보한 전략적 자산은 ‘국가 표준’ 영역에서도 확인된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특수 의료장비(CT, MRI, 유방촬영) 품질관리 AI 플랫폼 개발을 맡아 전국 의료기관이 사용하는 영상 품질관리 기준을 사실상 설계하고 있다. 의료장비 품질관리 분야는 정확성·안정성 기준이 매우 높아 진입장벽이 극도로 까다롭다. 국가 단위의 품질관리 체계가 완성되면 해당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시장 우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인비즈가 단순 솔루션 공급업체를 넘어 의료 시스템의 기준을 만드는 역할로 확장하고 있는 배경이다.

하지만 지역 기업으로서의 제약도 있었다. 시장 규모와 투자 접근성, 전문 인력 확보 등 지방 기업이 겪는 구조적 문제들은 인비즈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인비즈는 이를 R&D 거점과 시장 거점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최근 화순전남대병원 미래혁신센터 입주를 통해 임상 데이터 확보 기반을 강화하고, 영업·확산은 수도권과 해외 파트너십을 통해 보완했다. 광주시의 ‘Pre-명품 강소기업’ 선정, 국내외 의료기관과의 MOU, 해외 전시회 8회 참여 등은 이러한 확장 전략의 토대를 형성했다.

현재 인비즈가 가장 역점을 두는 신사업은 CT·MRI·유방촬영기 등 기존에 수작업이나 육안 점검에 의존하던 특수 의료장비의 영상 품질을 AI로 정밀 분석하는 플랫폼인 ‘AI 메디이미지 케어(AI Medimage Care)’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추진하는 국책 과제로, 단순 제품 출시를 넘어 의료영상 장비 품질관리 분야에서 ‘국가 표준’을 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내 3000곳이 넘는 병의원을 1차 타깃으로 하며, 향후 글로벌 품질관리 시장으로 확장할 잠재력도 크다.

해외 진출 전략도 단순한 수출을 넘어선다. 인비즈는 우즈베키스탄·베트남을 1차 거점으로 삼고, 싱가포르·UAE·독일 등과 협업해 중동과 유럽으로 단계적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유력 파트너와의 동반 진출로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해외 AI 연구기관 및 의료장비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유통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현지 법인과 기업을 통한 인증·영업 체계 구축으로 시장 밀착도도 높이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중동 최대 ICT 전시회 ‘GITEX GLOBAL 2025’에 참가해 인도네시아 보건당국 공식 파트너사인 텔레나신도(Telenasindo)와 5억원 규모(35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혔다.

인비즈의 기술 경쟁력은 대외적으로도 입증됐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인 ‘CES 2025’에서 인공지능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고, 과기정통부가 주관한 대한민국 혁신대상에서는 ‘최고의 디지털 혁신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올해 특허 4건을 추가 출원해 데이터 처리·비식별화 등 의료 AI 핵심 기술에 대한 권리를 강화했다. 이로써 인비즈는 국내외 기술특허 7종, 디자인 특허 2종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확장과 국가 표준화 사업을 뒷받침하는 기반 자산을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성철 대표는 “기술력과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가까운 미래에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며 “인류 삶의 가치를 높이는 헬스케어 AI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이승홍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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