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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요수 광주연합기술지주 대표 |
누구나 허세 부리고 뻥 깐다. 나는 안 그런다고?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밀지 마라! 더 가지려고 안 할 짓도 하고, 발버둥치며 잘 난 체 하면서! 더 북돋아주고, 더 나누면 멋진데.
하얀 거짓말이 있다. 칭찬할 때 주로 한다. 너의 솜씨는 기가 막히구나, 기가 막히면 죽는다. ‘너의 솜씨가 나를 죽일 만큼’이란 뜻이다.
사람들은 칭찬하는 쪽으로 발전하니까 거짓말 보탠 칭찬은 좋다. 불꽃같은 도전과 열정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남의 마음에 쏙 들려고 아첨하지는 마시라. 그대의 알랑방귀 때문에 진짜 실력자가 곁을 떠나고, 소리 한마디 못 내며 죽어가는 사람도 생기니까.
칭찬과 응원, 위로와 격려에는 과장이나 거짓을 섞어 힘을 주시라. 사랑을 얻을 때 거짓말하는 것처럼!
파란 거짓말도 있다. 부풀리는 거짓말이다. 자랑하거나 흉볼 때 주로 한다. 내가 골백번 말해서 해냈고, 너는 아무 것도 못 했잖아. ‘골’은 만의 우리말이고, 백의 우리말은 ‘온’이다.
그러니까 백만 번 말했다는 뜻인데 그만큼 말했으면 입가에 허연 침이 다닥다닥 엉긴다. 좀 더러운 거짓말이다.
자기를 스스럼없이 빛내려는 거짓말이고, 남을 교묘하게 짓밟는 거짓말이다.
파란 거짓말로 출세하는 사회는 이웃의 행복이 멀고, 나라의 발전과 밝은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공동체의 상식은 뒤틀리고 도덕은 무너진다. 기껏 개인의 욕망실현과 가문의 영광만 즐비하다.
빨간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이란 말을 더 자주 쓴다.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남이 한 일을 내가 한 것처럼, 모르는 것을 아는 체한다.
‘내가’ 그것을 찾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나 혼자’ 했다고? 말로써 나를 우뚝 세우지만 남을 철저히 죽인다. 내가 더 가지려는 뻔뻔한 거짓말이다.
자신을 무너뜨릴 뿐 아니라 세상을 어지럽히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다.
빨간 거짓말을 퍼뜨려 스스로 거짓에 물들고, 주위를 거짓에 젖어들게 한다. 젖어들면 거짓말이 거짓인 줄 모르고, 없는 놈끼리 싸우게 만든다. 싸움은 나쁜 놈과 더러운 놈들과 해야 하는데.
검은 거짓말도 있다. 재산을 빼앗고 영혼을 빼앗는 시커먼 거짓말이다. 매우 악독해서 망치가 돼 사정없이 두들겨 팬다.
검은 거짓말은 그것이 전부인양 그것이 진리인양 해, 듣는 사람은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다만 견딘다.
어느 순간 세뇌 당하고, 참을 수 없는 사람은 죽는다. 나만 우월하다는 검은거짓말은 다른 세상을 모두 거짓으로 여긴다.
언론은 거짓말하지 않을까? 진실만 말하고, 정론만 쓴다는 언론이 있긴 하다.
‘팩트 체크’란 이름으로 언론 기사의 거짓을 파헤치는 언론도 있다. 보도에 가짜가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일이다.
언론은 허세와 뻥이 없을까? 보도자료만 베끼는 기자도 있고, 의심이 가면 취재하는 기자도 있긴 있다. 사실을 확인하면 광고랑 출세랑 바꿔먹는 기자가 있고, 확인되면 보도하는 기자도 있다.
그럼 정치는 어떨까? 입만 벌리면 거짓말하는 정치인이 많고, 말 속에 음흉함을 담는 정치인도 많다. 긍정을 앞세우는 정치인은 드물다. 정치라는 말에 손사래를 치는 사람이 많은 까닭이다.
씁쓸하다.
언론과 정치는 배 고플 때 밥 주고, 추울 때 담요 주는 일이 아닐까? 목마를 때 물을 주고, 힘들 때 거들어주는 일이 아닐까? 좋은 정책을 만들어 실천해야 하는데 지식이나 팔아먹고, 우리의 나아갈 길을 찾고 갈등을 풀어야 하는데 경력만 내세워 제 배만 채워서야, 원.
언론이 거짓과 허울의 황태자로 군림하면 쓰레기가 보물로 둔갑한다. 정치가 허세와 뻥의 황제 자리를 차지하면 서민이 죽어나간다. 언론을 보면 울적하던 마음이 뿌듯해지고, 정치를 보면 서럽던 나날에 웃음이 피어나야 한다.
선거를 앞뒀다. 가짜 정보와 거짓 후보를 아예 빼고, 진심의 정치를 보자.
2025.12.07 (일) 15: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