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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충훈 광주 남부소방서장 |
따뜻한 음료 한 잔이나 포근한 난로의 온기만으로도 마음이 풀리면서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숨을 고르며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를 찾게 해 준다.
이렇게 겨울은 차갑고 매섭기도 하지만 바쁘게 흘러가던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자신을 돌볼 여유를 되찾게 해주는 계절이다.
이처럼 겨울은 편안함과 여유를 선물해 주는 소중한 계절이지만, 동시에 다른 계절에 비해 특히 화재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다.
실제로 소방청이 발표한 최근 5년간(2019~2023년) 통계에 따르면, 겨울철(12~2월)은 4계절 가운데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계절로 나타났다.
이 기간 겨울철 화재로 인한 연평균 인명피해는 725명으로 전체 인명피해의 30.07%를 차지해 사계절 중 가장 많았으며 사망자 수 역시 연평균 105명(사망률 34.23%)으로 계절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최근 5년간의 통계는 겨울철이 단순히 화재가 ‘많은 계절’을 넘어,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고위험 시기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전기난로·전기장판·열선 등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난방용품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요인 화재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최근 4년간(2020~2023년)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화재는 2020년 8170건에서 2023년 8871건으로 꾸준히 상승해 4년 사이 701건(약 8.6%)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난방기기를 장시간 켜둔 채 외출하거나, 난로 주변에 가연물을 가까이 두는 행동처럼 사소해 보이는 부주의가 화재발생의 요인으로 보인다.
겨울철 화재는 대개 “설마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가벼운 생각에서 비롯되지만, 그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최근 보도된 사례만 살펴봐도 그 위험성을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10월 경기 성남시 수정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도 전기장판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주민 10명이 긴급 대피하고, 이 중 6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 발생했다.
2024년 1월 전북 남원시에서는 전기장판 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60대 남성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이처럼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난방기기가 원인이 된 화재는 순간의 방심 속에서 일어나며, 작은 불씨가 순식간에 집 전체로 번져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위협한다.
특히 야간·새벽 시간처럼 대응이 늦어지기 쉬운 시간대에는 피해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각 가정에서의 기본적인 점검과 생활 속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전열기기를 사용할 때는 기본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먼저 전선의 피복이 벗겨지거나 눌려 손상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해야 하며 여러 전열기기를 하나의 멀티탭에 연결하는 문어발식 사용은 과부하로 인한 발화 위험이 크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난로·히터 주변과 전기장판 위에는 커튼·이불·의류·종이 등 가연물을 최소 1~2미터 이상 떨어뜨려 두고, 전기장판은 내부 열선이 꺾이거나 눌리지 않도록 평평하게 펴서 사용하며 두꺼운 이불로 덮어쓰지 않아야 한다.
장시간 집을 비우거나 취침 중에는 전열기기 전원을 차단해 화재를 예방하는 습관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의 안전은 특별한 누군가가 대신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실천으로 완성된다.
이번 겨울만큼은 난방기기 사용습관을 돌아보고, 가족과 직장동료, 이웃과 함께 점검하며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데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작은 실천 하나가 사고를 막고, 우리의 겨울을 더욱 따뜻하고 행복한 계절로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계절이지만 가정마다 온기와 행복이 가득하고, 언제 어디서나 함께 실천하는 작은 안전이 우리 모두의 겨울을 더욱 빛나게 하길 진심으로 바라며 시민 모두가 안전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따뜻하고 평안한 겨울을 보내길 기원한다.
2025.12.04 (목) 1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