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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호 ㈜광성물류 대표 |
그러나 배송 버튼이 눌리는 순간부터 상자가 출발하기까지는 재고를 어디에 두고, 어떤 순서로 피킹해 어떤 택배망으로 연결할지를 계산하는 물류 현장의 판단이 촘촘히 맞물린다. 속도는 우연이 아니라 ‘설계’의 결과다.
광주 광산구 평동산단에 자리한 ㈜광성물류(대표 박동호)는 이 과정을 운송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화물을 실어 나르는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창고 운영과 온라인 3PL을 하나의 축으로 묶어 ‘센터가 어떻게 돌아가느냐’ 자체를 사업의 중심에 두며 물류의 역할을 재정의해 왔다.
㈜광성물류의 사업 구조는 단순하지만 분명하다. 운송, 창고 보관·임대, 온라인 3PL이 각각 독립된 기능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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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물류센터 인증패 |
운송과 창고, 출고 대행이 한곳에서 돌아가다 보니 중간 단계가 줄고 의사결정도 빨라진다. 물량이 늘어나거나 출고 패턴이 바뀌어도 현장에서 바로 조정할 수 있어 기능을 나눠 외주로 맡겼을 때보다 비용과 시간이 함께 절감되는 구조다.
이 같은 운영 철학은 거점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광성물류는 평동과 장성에 물류센터를 두고 기능을 나눴다. 평동 물류센터는 이커머스 물량을 중심으로 한 운영형 거점이다. 주문 정보가 들어오면 재고 확인부터 피킹·포장·송장 출력·분류까지 한 흐름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돼 있다.
온라인 주문은 품목이 많고 주문 단위가 잘게 쪼개진다. 처리 속도를 유지하려면 작업 동선과 공정이 단순해야 한다. 평동 센터는 이런 특성을 반영해 출고 마감 시간에 맞춰 물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운영 체계를 다듬어 왔다. 면적 확장보다 구조 개선에 방점을 찍은 이유다.
장성 물류센터는 보관 기능을 중심으로 한 거점이다. 장기 보관이 필요한 물량이나 회전 속도가 다른 산업용·부품 물류를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필요에 따라 운영 대행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둔 점도 특징이다.
같은 물류라도 식품과 부품, 상온과 저온, 대량 출고와 소량 다빈도 출고는 요구 조건이 다르다. ㈜광성물류가 거점을 나누고 기능을 분화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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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성물류 평동 물류센터 내 적재된 물품. |
㈜광성물류는 지난해 평동산단 내에 스마트 물류 플랫폼을 구축했다. 로봇과 IoT 기반의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고, 주문관리·창고관리·운송관리 체계를 디지털 기반으로 연동해 물류 흐름을 한 플랫폼 안에서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 플랫폼은 단일 기업을 위한 시스템에 그치지 않는다.
빛그린산단과 광주첨단·평동·하남산단을 잇는 자동차 산업 벨트를 염두에 두고, 산업단지 입주기업 간 물류 자원을 공유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동차 부품 물류의 특성인 서열납품에 맞춰 주문·운송·대기·하차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납품 오류를 줄이는 데에도 초점을 맞췄다.
스마트 물류 플랫폼에는 다수의 지역 기업이 참여해 공동 활용이 이뤄지고 있다.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창고·차량·장비 부담을 낮추고, 물류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산업단지 전체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광성물류는 이 과정에서 플랫폼 운영의 실무를 맡아 현장 조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스마트화의 성과는 인증으로도 이어졌다.
㈜광성물류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스마트 물류센터 4등급 본인증을 획득했다.
스마트 물류센터의 인증등급은 모두 5등급으로 나뉜다. 여기서 4등급은 첨단 기술 도입과 효율성, 안전성 등에서 일정 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다.
㈜광성물류의 경우 입고·보관·피킹·출고 등 물류 처리 과정의 자동화 수준과 함께 창고 구조 성능과 정보시스템, 운영 관리 체계 전반이 종합 평가 대상이 됐다.
평동산단에 위치한 ㈜광성물류 센터는 500여개 품목의 유제품과 식료품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유통기한 관리와 재고 정확도가 중요한 식품 물류 특성을 반영해 선입선출과 출고 오류 최소화에 운영 역량을 집중해 왔다.
㈜광성물류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운영 안정성과 효율성을 한층 끌어올리고 자동화·디지털 기반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단기간 성과보다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쌓아가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 산업과의 연결도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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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품 적재 자동화 기기. |
이 과정에서 ㈜광성물류가 주목하는 것은 ‘규모’보다 ‘안정성’이다. 물량이 늘어날수록 공정이 복잡해지는 물류 특성상, 작은 오류 하나가 전체 흐름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센터 운영과 시스템 고도화를 병행해 온 배경에는 이런 현장 판단이 깔려 있다.
물류는 여전히 비용으로 인식되기 쉽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물류는 생산과 판매를 잇는 핵심 공정이다.
재고가 멈추면 공정이 흔들리고, 출고가 지연되면 시장 반응도 늦어진다.
㈜광성물류는 물류를 단순한 운송이나 임대가 아니라 설계와 운영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 왔다. 빠른 배송이 일상이 된 요즘, 그 속도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를 현장에서 차근차근 쌓아온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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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성물류 전경 |
이어 “빠른 배송보다 중요한 것은 그 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앞으로도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현장에 맞는 운영과 설계를 통해 지역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물류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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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6 (금) 19: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