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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종균은 김치의 풍미 형성과 발효 속도 조절, 품질 균일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산업 현장에서는 대량 생산 과정에서 높은 생존율과 안정적인 제형화 기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종균의 품질 차이는 곧 제품 품질의 편차로 이어지는 만큼, 생산공정 최적화는 김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과제로 꼽혀왔다.
박해웅 박사 연구팀은 김치에서 분리한 뉴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Leuconostoc mesenteroides) WiKim0121을 대상으로 발효 과정 중 pH를 정밀 제어한 결과, 약산성(pH 5.0) 조건에서 동결건조 후 생존율이 89% 이상으로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조건 대비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전사체(유전자 발현) 분석 결과, 약산성 환경에서는 탄수화물 운반·대사 경로(PTS)와 에너지 생성 경로인 해당과정(Glycolysis)이 활성화되며, 세포막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이 동시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포막을 구성하는 사이클로프로판 지방산(CFA) 비율이 증가해 동결건조 과정에서도 세포 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는 그동안 경험적으로만 알려졌던 ‘산도 조절 효과’를 분자생물학적 수준에서 규명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또 다른 김치 유래 유산균인 라티락토바실러스 커바터스(Latilactobacillus curvatus) WiKim0094를 대상으로 금속이온 농도를 통계적 실험계획법으로 최적화해 균체 수율을 기존 대비 5.7배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전사체 분석을 통해 금속이온이 단순한 영양소 보충을 넘어 핵산 합성, 에너지 대사, 세포막 형성, 스트레스 내성 관련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생리적 신호 인자(physiological signaling factor)’로 작용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박해웅 박사는 “이번 성과는 김치종균 품질을 좌우하는 pH와 금속이온의 작용 원리를 과학적으로 규명해 향후 공정 최적화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중소 김치 제조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고품질 김치종균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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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9 (월) 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