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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작가 배다인 |
동화는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출발해 세상의 온기를 전하는 문학이다. 이는 단순히 쉬운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아이들의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성장의 역동성과 세계에 대한 경이로운 호기심을 포착해내는 일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응모작이 요즘 아이들의 변화를 놓친 채 어른의 시선으로 훈육하려 하거나 낡은 관념 속에 아이들을 가두어 두는 우를 범했다.
또한 동화의 고유한 미학인 ‘환상의 리얼리티’가 부족한 점도 아쉬웠다.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상상력은 그 자체로 아이들의 밝은 길목이 되어야 함에도 많은 작품이 개연성 없는 비약에 그치거나 단순히 현실을 도피하는 수단으로만 환상을 도구화했다. 본 심사에서는 파격적인 형식 실험보다는 동화의 본령(本領)인 서사의 견고함과 동심의 진정성이 맞물린 작품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최종 후보작 중 「엄벙덤벙 낮도깨비들과 얼렁뚱땅 아이들」은 도깨비의 캐릭터 설정은 탁월했으나 결말의 도식적인 해결 방식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신선해 선생님」은 AI 상용화 시대를 배경으로 시의성 있는 질문을 던져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인간과 기계라는 대척점 사이에서 작가의 의도가 너무 극명하게 드러난 점이 아쉬웠다. 소재의 참신함이 돋보인 「이상한 잠 법정의 피고인」은 흡입력이 강력했다. 하지만 결말에서 주인공의 반성이 성급하게 이루어져 내면적 고민의 깊이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
숙고 끝에 「쫄보 훈련기」를 당선작으로 낙점했다. 영악한 경제적 이익과 이기심이 동심을 잠식한 시대에, ‘어린이다움’을 간직한 인물을 만나는 것은 기쁨이었다. 특히 아주 미미한 생명의 떨림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지켜내려 애쓰는 주인공의 맑고 순수한 감각이 서사 곳곳에서 숨 쉬고 있음이 큰 강점이었다.
심사권에 오른 다른 수작들을 지면상 일일이 열거하지 못함을 양해 바라며, 응모자 모두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당선자에게는 아이들의 가슴에 밝은 꿈과 희망을 심는 작가로 거듭나길 기대하면서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2026.01.02 (금) 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