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영화 교류의 장부터 현대 다큐 확장까지 '눈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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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지역 영화 교류의 장부터 현대 다큐 확장까지 '눈호강'

목포아트시네마, 27일부터 대전·부산 등 한 자리…토크·좌담도
광주극장, 3월19~25일 日 거장 오다 카오리 지하 3부작 상영회

광주극장은 3월 19일부터 25일까지 시네마토그래프와 함께 ‘오다 카오리: 지하 3부작 상영전’을 선보인다. 사진은 오다 카오리의 장편 데뷔작인 ‘아라가네’ 스틸컷.
목포와 광주, 대구·대전·부산을 잇는 지역 창작자들이 모여 영화를 한 자리에서 비추고, 바다 건너 일본 감독의 실험적 시선까지 만나는 시간이 마련된다.

먼저 목포아트시네마는 오는 27일부터 3월1일까지 ‘지역영화 교류상영회’를 펼친다.

목포와 광주를 비롯해 대구, 대전, 부산에서 영화창작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단체들이 참여해 이들이 만든 지역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개인적인 관심사에서부터 잊힌 역사의 새 발굴 등 지역의 특색이 담긴 소재를 작품화해 눈길을 끈다.

먼저 목포 장·단편에서는 목포 유일 영화창작단체로 지역영화 창작·상영 플램폼 역할을 하는 씨네로드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전남문화재단 창작공간지원사업으로 운영한 ‘오감동 씨네클럽’을 통해 배출한 지역 감독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단편으로는 ‘파무’(김한나)와 ‘영화관 문 닫습니다’(변민영), ‘혼자 있을 때’(윤창민), 장편으로는 ‘스카이바운드’(이상명)가 각각 소개된다.

‘세노테’ 스틸 컷.
‘언더그라운드’ 스틸 컷.
이와 함께 대전 청년영상 창작자 커뮤니티인 INK(Image&Kids)는 오한영 감독의 ‘이걸 왜 하세요?’와 ‘오발탄’, ‘두부밥 일기’를 스크린에 올린다.

대구 독립서점이자 상영공간인 이미지북은 ‘고등학생 블로그’(권재원·이예랑)와 ‘나쁜 소녀는’(이지연), ‘운동회날’(김주리), ‘전투로부터 멀리’(류승원)를, 창원 영화동호회 마산영화구락부는 ‘다시 부르는 소녀들의 이름_양덕동, 한일의 기억’(장가영)과 ‘안티롯데’(박영근), ‘싱어’(박중언), ‘나비살던 방’(박보현)을 상영한다. 영화 상영 뒤에는 마산영화구락부·스카이바운드 토크가 마련된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광주씨네클럽은 ‘작은 관찰자’(이민영)와 ‘굿투씨유’(김선영), ‘순남’(정광식) 등으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영화 상영 후에는 광주씨네클럽 및 씨네클럽 신천토크가 이뤄진다.

상영회 기간 중 28일에는 ‘동시대 지역영화와 대안적 흐름들’이라는 주제로 좌담이 열여 지역에서 제작·상영되는 영화의 현재를 진단하고 상업 중심 영화 산업 구조 속 지역영화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목포아트시네마는 오는 27일부터 3월1일까지 ‘지역영화 교류상영회’를 펼친다. 사진은 ‘다시 부르는 소녀들의 이름_양덕동, 한일의 기억’ 스틸 컷.
아울러 광주극장은 오는 3월 19일부터 25일까지 시네마토그래프와 함께 ‘오다 카오리: 지하 3부작 상영전’을 선보인다.

이번 상영전은 일본 영화의 새 지평을 여는 차세재 감독 오다 카오리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오다 카오리 감독은 1987년 오사카 출생으로, 2010년대부터 자신의 일상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찍기 시작했다. 그는 2013년 헝거리 거장 벨라 타르가 보스니아 사라예보에 설립한 영화학교 필름 팩토리 과정을 이수하며 이미지 및 사운드를 활용해 서사 너머를 포착해왔다.

그의 영화는 일상의 관찰에서 출발하지만, 점차 비일상적 공간에 축적된 역사적 기억과 존재의 흔적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특정 인물의 서사에 집중하기보다 공간과 소리, 빛과 어둠이 빚어내는 감각을 통해 관객을 사유하게 만드는 게 특징이다.

이번 상영전에서 소개될 3편의 작품은 이같은 미학이 집약된 연작이다. 감독이 지난 10여 년간 천착해 온 ‘지하’라는 공간적 테마를 관통한다. 3부작은 지하라는 어둠 속으로 내려가는 여정을 스크린에 옮기지만, 인간이라는 존재를 다시 비추는 빛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의 장편 데뷔작인 ‘아라가네’(2015)는 보스니아의 탄광을 배경으로 한다. 햇빛이 들지 않는 지하 깊은 곳에서 광부들은 매일 8시간씩 교대 근무로 생계를 잇는 노동을 한다. 영화는 설명을 최소화한 채 기계 장치의 굉음과 헤드램프의 불빛이 난무하는 탄광에서 이들의 노동과 환경을 치밀하게 포착한다.

‘스카이바운드’ 스틸 컷.
<>‘세노테’(2019)는 멕시코 유카탄반도의 신비로운 샘 세노테를 배경으로 한다. 고대 마야 문명에서 현세와 내세를 잇는 통로로 여겨졌던 이 공간에서 감독은 물의 흐름을 따라 시간의 층위를 더듬는다. 세노테 주변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들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빛과 어둠 사이로 흐르는 물을 따라 기억의 메아리와 영혼의 목소리를 선사한다.

가장 최근작인 ‘언더그라운드’(2025)는 1945년 오키나와 전투 당시 민간인들의 몸을 숨겼던 동굴을 무대로 한다. 과거의 참극을 기억하는 노인이 죽은 이들을 회고하는 증언과 그 흔적을 어루만지는 젊은 여인의 형상을 통해 남겨진 것들의 존재에 귀 기울인다. 영화는 지하와 지상, 상실된 것과 남겨진 것, 산 자와 죽은 자를 교차시키며 이를 연결, 공간에 스민 기억을 따라간다.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광주극장 관계자는 “‘아라가네’와 ‘세노테’, ‘언더그라운드’로 이어지는 지하 3부작을 통해 오다 카오리 감독의 영화세계에 입문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상영 시간표 및 자세한 사항은 목포아트시네마 인스타그램,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에서 각각 확인하면 된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정채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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