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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식 모습. |
작가는 지난 5일 개막, 오는 11일까지 무등갤러리에서 스물네번째 개인전을 ‘고담매화’라는 주제로 열고 있는 가운데 전시 첫날인 지난 5일 오후 7시 전시장에서 성대하게 개막식을 진행했다. 1955년생인 작가의 전시 개막식 자리에는 나이 지긋한 분들이 많이 참여해 그의 전시를 축하해줬다. 김준태 시인을 비롯해 김원중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위원장(장관급) 등 여러 내빈과 미술계 어르신, 선후배 등이 참여해 그의 전시를 축하해줬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작가가 6학년 때인 1968년 담임을 맡았던 윤효일 선생님(84·전남 여수시 소라면)의 카랑카랑한 축사가 단연 눈에 띄었다. 사제지간의 금도가 무너진 지 오래인데 마치 시간이 50년 전 그대로 멈춘 듯했다. 제자의 전시를 축하하기 위해 멀리서 노구를 이끌고 오신 선생님의 제자에 대한 남다른 사랑이 보여 흐뭇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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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암홍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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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전경. |
옛날에는 개천에서 용난다고 했지만 지금은 개천에서 용날 수가 없는데 하면서 잘 성장한 제자를 은근 자랑스러워 했다.
지금은 개천에서 용날 수 없는 세상이다. 자본주의의 무한경쟁 속에서 부의 세습 등 계층별 블록이 단단하게 고정돼 있어 용날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한다는 발언으로 이해됐다. 스승은 개천이 말라서 한강물이라도 마셔야 용이 날 수가 있다며 큰 작가가 된 제자를 에둘러 칭찬했다. 스승의 말씀 동안 제자에 대한 자긍심이 넘쳐났다. 때마침 전시장에는 화엄홍매, 독수매, 와룡매, 미암홍매 등 매화꽃이 활짝 만개한 그림 32점이 내걸렸다. 이것을 의식이라도 한듯 그의 스승은 지난 4일 식구들과 함께 순천만 부근을 지나다 활짝 핀 매화꽃을 떠올리고는 그 향기를 맡으면서 황순칠 제자의 노매화 작품을 봤다. 늙은 매화인데 이 추운 겨울을 다 지나고 오늘이 경칩이나 개구리가 태어난 이때에 아름다운 매화꽃을 피우는 것을 보며 감개무량해 했다.
스승은 일전에 제자가 피아노를 치는 것을 접했다며 한번은 딸하고 기가 막히게 피아노를 치는 것을 보고 “누구한테 배웠느냐 하니까 자기가 스스로 독학해서 배웠다”고 하는데 저도 음악을 좋아하지만 이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고도 했다. 피아노를 치는 것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다는 점 역시 잊지 않았다.
스승은 훌륭한 예술가로서 성장하고 또 후배들을 잘 양성하기를 기원했다. 그러면서 개천에서 용이 나지는 않지만 한강물을 마시더라도 우리나라에 우뚝 설 수 있는, 그런 훌륭한 작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마음을 담은 축사를 갈음했다. 오늘날 새태같지 않은 스승과 제자 사이의 돈독한 신뢰를 엿볼 수 있어 울림이 큰 자리가 됐다.
“사촌이 잘되면 배가 아픈 세상이지만 제자가 잘돼 배아픈 선생은 없습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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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9 (월) 20: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