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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혁정 작가의 초대전이 ‘순환의 궤적’이라는 타이틀로 오는 4월 30일까지 지스트 오룡아트홀에서 열린다. 사진은 작품전시장에서 포즈를 취한 김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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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전경. |
운주사 천불천탑으로부터 오랜 억겁의 시간들을 내밀하게 사유하지 못한데서 온 자성이 아니었다 싶다. 그는 서양의 기억과 동양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극단의 경계를 서로 상보시키고 맥락을 짚어내면서 화폭의 깊이를 더해왔다는 측면에서 그의 회화에는 예사롭지 않은 결기가 흐른다. 때로는 직선과 곡선이 서로 다른 데를 지향하면서 혼재하는가 하면, 또 조화를 이루는 등 융화의 화폭을 일궈가고 있다.
주인공은 운주사와 파리라고 하는 사유 지점들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회화적 성장과 깊이를 쉽없이 다져온 김혁정 서양화가(전 여수 한영대 교수)가 그다. 파리에서 운주사에 대한 느낌과 한국인으로서 느낄 수 있는 정서를 불상과 탑에 의존해 인간의 본성인 희로애락을 표출하는 작업을 했었는데 동서양의 만남을 꾀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그가 지스트(GIST) 오룡아트홀에서 초대전을 오는 4월 30일까지 ‘순환의 궤적’이라는 타이틀로 갖는다. ‘순환의 궤적’은 자연과 우주 그리고 존재의 문제가 자신의 궤적을 포괄하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됐다.
지난 3일 개막된 이번 전시는 구상과 추상을 망라해 ‘봄’·‘여름’·‘가울’·‘겨율’, ‘동백꽃 피던 날’, ‘섬으로 떠올라 꽃으로 피어나라’ 등 20호에서 200호에 이르기까지 총 47점이 출품돼 선보이고 있다. 작품은 대개 2010년 전후부터 2026년 현재까지 망라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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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문학 그 이상의 언어를 화면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느껴왔다”고 말한 바 있는 그는 공간이 크기 때문에 작품이 대작들 위주가 아니냐는 물음에 사람들이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작품을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그는 전시장이 하나의 우주일 수 있고, 작품들이 유성일 수 있다. 작품이 유성처럼 공간을 떠다닌다고 생각하며 사유를 했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또 작가는 사실 속에서 추상이 나오고, 추상에서 리얼리티가 나올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어 그의 작품의 진폭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작가는 시민들이 많이 와서 첨단과 광주의 거리를 좁혀주는 역할의 한 축을 문화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전시가 그 거리를 좁혀주는 기능을 했으면 한다는 속내다. 아울러 문화도시 한 축을 형성하는 것이 시민들인 만큼 직접 전시장을 방문해 마음과 정신을 일깨우는 촉매 역할도 수행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병삼 명예교수(숙명여대)는 “우주를 화폭에 담아내는 마음과 서러운 넋을 꽃으로 풀어내는 마음은 하나다. 사람과 사회를 껴안는 화가의 열정은 이렇게 화폭에 펼쳐진다”면서 “그의 그림은 자연과 사회를, 하늘의 변화와 사람의 속내를 날마다 그대로 끌어안으며 혼탁한 세상을 정화하려는 의지의 산물이다. 그의 그림이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은 세상을 향한 진솔한 열정과 노력이 자신만의 조형예술로 나타난, 바로 작가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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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정 작가는 전남대와 동 대학원을 거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파리 소르본느 1대학에 조형미술학을 공부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은 오는 4월 8일 마련된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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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6 (목) 14: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