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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홈캠 영상과 의료진 소견이 공개되자 여론은 순식간에 들끓었다.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 분노가 커지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피고인의 신상 정보가 급속히 확산됐다. 가족관계와 과거 사진, SNS 기록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까지 뒤섞이면서 사실 여부보다 속도가 앞섰다. 그 과정에서 검증의 기준은 흐려지고, 여론은 더욱 격해졌다.
이 같은 현상은 강력 사건 때마다 반복된다. 공분은 ‘정의 실현’이라는 명분을 얻고, 무분별한 신상 공개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사적 제재는 빠른 대신 검증이 부족하며, 한 번 퍼진 정보는 회수하기 어렵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을 유죄 확정 전까지 무죄로 추정한다. 특정강력범죄의 신상 공개 역시 법적 요건을 충족할 때에만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반면 개인이 추가 정보를 수집·공유하는 행위는 별개의 문제다. 주소나 가족, 과거 온라인 활동까지 공개될 경우 명예훼손과 개인정보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제3자의 피해다. 과거 잘못된 정보로 특정 인물이 범죄자로 지목되며 심각한 피해를 입은 사례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주변 인물까지 피해가 확산되는 구조 역시 위험하다.
법정에서는 증거와 절차에 따라 책임이 판단된다. 그러나 온라인 공간은 감정과 속도에 의해 움직이며,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불명확하다.
결국 이번 사건은 또 하나의 문제를 드러냈다. 아동학대라는 중대한 범죄에 대한 분노는 정당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 확산은 또 다른 피해를 낳는다. 정의를 대신한다는 명분과 달리, 그 결과는 통제되지 않는다.
사적 제재는 법이 정한 범위를 넘어서는 행위다. 정의는 법과 절차 안에서 실현돼야 한다. 분노가 클수록 기준은 더욱 엄격해야 한다.
따라서 신상털기와 같은 행위는 분명히 멈춰야 하며, 사회적 경계 또한 필요하다.
임영진 기자@gwangnam.co.kr 따라서 신상털기와 같은 행위는 분명히 멈춰야 하며, 사회적 경계 또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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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31 (화) 20: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