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선율로 내 이야기 연주하는 뮤지션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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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선율로 내 이야기 연주하는 뮤지션 되고 싶다"

[남도예술인] 이관우 기타리스트
모던 재즈 기반 삶·음악 고민 유기적 사운드에 담아
이름 내건 밴드 ‘이관우 퀄텟’ 결성 음악적 전환 계기
삶과 쉼 자전적 질문 첫 앨범 투영…"꾸준히 성장할 것"

이관우 기타리스트는 “제 이야기를 음악으로 하는 게 목표다. 그걸 누군가가 공감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음악으로 뚜렷하게 표현하는데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이관우
이관우퀄텟 공연 모습. 사진제공=이관우
관객석에서 들리는 즉각적인 환호를 뒤로 한 채 묵묵히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연주하는 기타 연주자가 있다. 그는 젊은 패기로 화려한 기교에 주목하기보다 삶과 밀접한 음악에 대한 고민을 선율로 풀어내는데 주력한다. 그래서일까. 음악의 길이 열리고, 그의 음악에 관심을 갖는 이가 하나둘 늘었다. 컨템포러리를 지향하는 이관우 기타리스트의 이야기다.

그의 음악은 설명보다 질문에 가깝다. 빠른 연주나 눈에 띄는 테크닉으로 청중을 압도하기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천천히 꺼내놓는 방식이다. 음악으로 성공하는 것보다 연주를 하면서 스스로 행복한지 돌아본다는 그는 “결국은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그가 기타를 잡은 것은 중학생 때였다. 컴퓨터 게임에 빠져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의 눈에 어쿠스틱 기타가 들어왔다. 무릎으로 기타를 받치고 줄을 튕겨봤다. 심심해서 잡아본 기타에 점점 재미를 붙이자 기타리스트라는 꿈을 꾸게 됐다. 중학교 3학년, 입시까지 두 달 남짓. 준비는 턱없이 부족했다. 예고 진학에 실패했고,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이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레슨을 받기 힘들었다. 그는 혼자 음악을 이어갈 수 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손목을 다쳤다. 고등학교 시절은 그의 음악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였다.

“가세가 기울면서 꾸준히 레슨을 받기 어려웠어요. 혼자 독학을 해야 했죠. 그런데 손목을 다쳐 연주를 못 하게 됐어요. 수술을 받고 6개월 동안 기타를 잡지 못했죠. 그때는 진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친구들은 다들 대학교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데 저만 멈춰 있는 느낌이었어요.”

그때 그는 레슨을 받았을 당시 소중히 모아놓은 이론 자료를 토대로 이론 공부에 매달렸다. 그리고 우연처럼 찾아온 기회로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준비했던 곡과 질문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말 그대로 ‘운’이었다.

대학교에 진학해서는 기타 연주만으로 생활을 이어나가는 게 가능했다. 군 입대를 하지 않은 시기와 맞물리며 또래 연주자가 부족해지면서 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그 역시 오래가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덮치면서 무대는 줄었고, 음악적 목표도 흐려졌다. 그는 레슨에 집중하며 생계를 유지했지만,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고민과 마주했다.

“가르치는 것도 음악이긴 한데, 제가 더 성장해야 할 시기에 멈춰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계속 해도 되나 싶었죠. 그래서 안정적인 수입을 포기하고 음악적인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하기로 했어요. 학원 출강을 줄이고 연습과 창작에 시간을 쏟았고,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곡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전환점은 지난 2024년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서 주관하는 예술인 육성 프로젝트 서칭포 재즈맨이었다. 마음맞는 이들과 이름을 내건 밴드 이관우 퀄텟을 결성해 지원했고, 지방 팀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그때 시야가 완전히 넓어졌어요. 세종과 전주, 서울, 춘천 등을 돌며 지역 연주자들을 만나고 다양한 음악을 접하면서 ‘아 내가 너무 좁은 곳에 있었구나’ 느꼈죠. 제 음악을 좋게 봐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고요. 제게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죠.”

이 경험은 그의 음악을 개인의 표현에서 팀의 서사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밴드 구성원은 그를 포함해 피아니스트 이우림, 베이시스트 정세준, 드러머 설진환 등 광주와 전남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또래 연주자들이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지만, 컨템포러리와 모던 재즈를 기반으로 연주에 들어가면 하나의 흐름으로 수렴되는 앙상블이 특징이다.

이관우퀄텟 공연 모습. 사진제공=이관우
이관우씨가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제공=이관우
지난해에는 광주음악산업진흥센터·오디오가이레코즈(음반 유통사)가 협업한 뮤지션 지원사업으로 정규 1집 ‘Somewhere For Rest’를 발매해 음악세계를 구체화했다. ‘우리 삶에 온전한 쉼은 존재하는가’라는 자전적 질문에서 출발하는 이 앨범은 쉼과 삶이라는 두 축 아래 쉼을 누리는 삶과 쉼을 잃어버린 삶이 교차하는 지점을 음악적으로 포착한다. 앨범에는 타이틀 ‘Somewhere For Rest’을 비롯해 어떤 음악을 해야할지 고민하면서 잠못이루던 밤, 불빛을 보고 떠올라 한 번에 써내려간 ‘Unsleeping Light’이 담겼다. 이와 함께 ‘전야’와 ‘도시 속 쉼터’, ‘Work-Life Balance’, ‘The Cycle Of Life’, ‘Epilogue : Afterglow’ 등 총 7곡이 수록됐다.

“온전한 쉼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앨범에 담았달까요. 한 챕터의 마무리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앨범을 펴낼 수 있을지 이제 다시 시작해봐야죠.”

그가 재즈의 매력으로 ‘가장 솔직한 장르의 음악’이라는 점을 꼽았다. 즉흥성과 상호작용 속에서 연주자는 무대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드러나기 때문이다.

“재즈는 대화 같아요. 그 순간에 집중하지 않으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는 거죠. ‘Unsleeping Light’ 감정이 북받쳐 곡이 끝난 뒤 말을 잇지 못하겠더라고요. 삶에 지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쓴 곡이라 연주하다 그 감정에 완전히 젖어든 거죠. 팀을 하면서 제 음악이 선명해지는 걸 느낍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이 대중적인 코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고백한다. 실제로 연주를 마친 뒤 다른 연주자에 비해 반응이 적었던 경험이 적지 않아 한때는 이게 맞는 길인지 고민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러 무대에서면서 자신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확신을 갖고 음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그는 음악적 보폭을 넓혀온 만큼, 올해 여러 무대로 그가 추구하는 음악을 관객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지난 3월에는 서울 이태원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4월 5일에는 천변 인근에서 만개한 벚꽃아래 야외버스킹을 펼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꾸준히 성장해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결국은 제 이야기를 음악으로 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걸 누군가가 공감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능숙하게 이관우 퀄텟을 이끌어가는 동시에, 개인적인 음악적 성장도 꾀해야죠. 향후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음악으로 뚜렷하게 표현하는데 매진할 계획입니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정채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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