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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진행된 ‘2026 광주전남지역인재채용박람회’에서 지역 청년들이 채용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시청청 |
AI가 기존 청년층이 진입하던 신입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는 데다 채용시장마저 ‘즉시 전력감 중심’으로 급변하면서 지역 고용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국가데이터처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최근 고용 안정성이 가장 높은 정규직 중심의 ‘상용근로자’ 수가 외환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1999년 12월 이후 26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상 경기 부진 속에서도 상용직은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감소 전환은 이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고용 한파의 과녁이 20·30대 청년층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지난달 줄어든 청년층 상용직 일자리만 20만명에 육박해 코로나19 확산기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감소세가 뚜렷한 업종의 면면이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에서는 정보통신업(IT), 30대에서는 변호사·회계사·연구개발 등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 상용직 감소가 두드러졌다.
과거 청년 신입사원들이 입사 후 도맡아 하던 기초 코딩, 서류 데이터 분석, 법률·회계 문서 초안 작성 등의 업무를 고도화된 생성형 AI가 대체하기 시작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업들이 AI 어시스턴트를 도입하면서 신입사원 여러 명이 할 일을 AI를 낀 숙련자 한 명이 처리하는 구조로 변모한 것이다.
이 같은 ‘AI 발 고용 절벽’은 취업 인프라와 기업 풀(Pool)이 취약한 광주·전남지역 청년들에게 한층 더 치명적인 ‘도미노 타격’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동안 지역 대학을 졸업한 IT·문화콘텐츠·상경계열 청년들은 수도권 대기업의 공채나 주요 IT·디자인 벤처기업을 주요 돌파구로 삼아왔다.
그러나 기업들이 대규모 신입 공채를 사실상 폐지하고 AI를 활용해 즉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면서, 직무 경력을 쌓을 기회조차 없는 지역 청년들은 첫 진입 장벽 앞에 완전히 가로막히게 됐다.
실제로 이미지 생성 AI의 직격탄을 맞은 문화콘텐츠·디자인 분야의 지역 청년들은 깊은 좌절감을 호소하고 있다.
광주 소재의 한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올해 졸업한 김세연씨(24)는 “밤새워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지원해도, 요즘 기업들은 AI 프롬프트(명령어) 몇 줄로 몇 초 만에 시안을 뽑아내니 신입 디자이너를 뽑을 이유가 없다고 한다”며 “그나마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외주 인턴십 기회마저 대부분 수도권에 쏠려 있어 지역에 남은 청년들은 출발선부터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지역 IT 전공자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준우씨(26)도 “과거엔 주니어 개발자를 채용해 키우는 기업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웬만한 웹·앱 기초 코딩은 AI가 해결한다”며 “지역 내에서는 경력을 쌓을 만한 고도화된 IT 기업이 적다 보니 취업 재수, 삼수를 하며 독학으로 연명하는 친구들이 태반”이라고 말했다.
지역 경제계 전문가들은 AI 전환(AX) 가속화에 따른 ‘고용 양극화’와 ‘지역 소멸’의 악순환을 경고하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와 경기 둔화 속에서 청년들이 선호하는 ‘질 좋은 디지털·전문직 일자리’가 AI로 인해 먼저 소멸할 경우, 지역 청년 인구의 유출이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 관계자는 “청년층이 인구 구조 변화와 경력직 위주의 채용 문화 변경에 AI 전환이라는 거대한 기술적 파고까지 겹치며 이른바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기존 직무의 문이 좁아지는 만큼 신산업 분야의 일경험(인턴십) 기회를 국가 주도로 확대하고 노동 전환을 돕는 ‘산업전환 고용안정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광주시가 미래 먹거리로 ‘AI 중심도시’를 표방하며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지만, 정작 그 기술이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단순한 기술 공급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 청년들이 AI를 도구로 활용해 고부가가치 직무를 주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역 맞춤형 AI 고용 생태계’와 재교육 허브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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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7 (수) 23: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