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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필 ㈜에이드올 대표 겸 치프 사이언티스트 |
독일 자를란트를 보라. 석탄과 철강이 무너진 변방에서 정부는 대학 전산학을 핵으로 막스플랑크, 프라운호퍼, DFKI 같은 세계급 기초연구 기관을 한 캠퍼스에 모았다. 딥러닝 한 갈래가 아니라 기호추론, 형식검증, 정보보안, 뇌과학까지 다양성으로 묶었다. 그 결과가 ‘유럽의 실리콘밸리’라는 유럽 최대, 최고의 연구 클러스터 확보와 지역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이었다.
원리는 단순하다. 연구처가 있으면 인재가 모이고, 안정된 일자리와 주거가 그들을 정주시키며, 가정과 교육과 소비가 선순환을 이룬다. 단, 이 선순환 고리는 직선이 아니다. 연구 앵커 하나로는 닫히지 않는다. 산업 흡수층과 정주여건, 곧 배우자의 일자리와 학교와 의료가 함께 서는 삼각형이라야 닫힌다. 자를란트에도 자동차부품 산업이라는 흡수층이 있었다.
닭과 달걀의 문제가 남는다. 임계질량이 없으면 인재가 오지 않고, 인재가 없으면 임계질량도 생기지 않는다. 자를란트의 해법은 세계급 기관 한둘을 먼저 심어 중력을 만드는 것이었다. 광주전남의 답은 이미 손안에 있다. GIST를 지렛대로 삼고 출연연 분원과 IBS 연구단, 해외 석학을 패키지로 유치하는 것이다. 막연히 클러스터를 키우자가 아니라, 무엇을 첫 중력핵으로 세울 것인가가 진짜 질문이다.
통합특별시에는 특별회계와 다년 재원이라는 그릇이 방금 생겼다. 이 거점은 한 시장의 임기로 끝나지 않는다. 그러나 첫 발은 누군가 떼야 한다. 메가클러스터의 규모만으로는 수도권과 직접 경쟁하기 어렵고, 기초연구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 지방이 수도권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할 거의 유일한 해법이다.
김제필 gn@gwangnam.co.kr
김제필 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6.30 (화) 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