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수사’ 첫 법정공방…‘봐주기’ 진실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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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장윤기 수사’ 첫 법정공방…‘봐주기’ 진실 가린다

[광주 광산경찰 강력팀 첫 재판]
검찰 "핵심 증거 방치·은폐…장윤기 부친에 기밀 유출"
피고인 "수사 과오·고의 부정…증거 대거 부동의 맞불"

광주법원 종합청사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23) 사건을 둘러싼 ‘봐주기 수사’ 의혹이 법정 공방으로 본격화됐다. 수사 과정에서 핵심 증거를 확보하지 않거나 은폐하고 장윤기의 아버지에게 수사기밀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광주 광산경찰서 전 강력팀장과 팀원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놓고 맞붙었다.

검찰은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부친과 유착해 증거 인멸을 돕는 등 조직적으로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고인 측은 수사 과정의 과오와 부적절한 처신은 인정하면서도 증거 은폐의 고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2단독 이승연 부장판사는 공무상비밀누설, 증거인멸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광산경찰서 전 강력팀장 박모 경감(58)과 팀원 김모 경사(41)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박 경감 등은 지난 5월 장윤기의 여고생 살해 사건을 수사하면서 주요 증거로 지목된 결박 도구인 케이블타이가 들어 있던 SUV를 장윤기의 아버지에게 돌려주기로 공모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경감은 장윤기의 자취방에서 훼손된 성인용 인형인 리얼돌 2개를 발견하고도 확보하지 않아 장윤기의 아버지가 이를 폐기하도록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SUV 압수수색 당시 촬영된 케이블타이 관련 영상을 검찰 송치 자료에서 제외한 뒤 팀원에게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있다.

김 경사는 장윤기의 아버지에게 구속영장 신청 계획과 장윤기의 범행 인정 여부, 휴대전화 공기계 압수 사실 등 수사 상황을 여러 차례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고 이채원양의 혈흔과 대형 케이블타이가 남아 있던 장윤기 차량의 주차 위치를 범인의 부친에게 상세히 알려줬다”며 “훼손된 리얼돌 2개를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고 방치했고, 부친이 이를 칼과 바위로 훼손·폐기하도록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또 “차량 내 수납공간에서 발견된 40㎝ 길이의 대형 케이블타이를 압수 목록에서 누락시켰다”며 “검찰의 송치 보완 요구가 이어지자 현장 압수수색 당시 케이블타이를 들었다 놓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삭제하도록 팀원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피고인 측은 절차상 과오와 부적절한 처신은 인정하면서도 형사책임을 물을 정도의 은폐 고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박 경감 측 변호인은 “수색과 감식이 완료된 차량의 위치나 주거지 정보를 가족에게 제공한 것이 실질적인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며 “초동 수사 당시에는 살인의 직접적인 흉기 확보에 집중해 리얼돌이나 케이블타이가 강간살인의 핵심 증거라는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동영상 삭제 지시 혐의에 대해서도 “강간살인으로 죄명이 변경된 뒤 송치 누락에 따른 징계와 불명예 퇴직이 두려워 부적절한 지시를 내린 것”이라며 “사건 초기부터 유착해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해당 영상은 휴지통에 보관됐을 뿐 실질적으로 멸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박 경감의 긴급체포에 대해서도 인권 제한 등을 이유로 문제를 제기했다.

김 경사 측 변호인도 “영장 신청 계획이나 자백 여부는 이미 언론에 공지된 내용이었고, 공기계 반환 및 별건 영장 관련 발언 역시 절차 안내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거와 증인 채택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피고인 측은 검찰이 제출한 관련자 진술조서와 수사보고서 상당수에 대해 “수사기관의 주관적 의견이 개입됐거나 실제 진술 취지와 다르다”며 증거 부동의 의사를 밝혔다.

검찰은 현장 촬영을 담당했던 수사팀원 2명과 장윤기의 부친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피고인 측도 사건 당시 광산경찰서 형사과장과 과학수사대 분석관 등을 증인으로 신청하며 맞섰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14일 오후 2시 현장 동영상 촬영을 담당했던 경찰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시작으로 10월 28일 오후 3시와 11월 4일 오후 3시 주요 증인신문과 피고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네 번째 공판에서 최후변론을 진행한 뒤 심리를 종결할 방침이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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