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군분로의 불빛, 골목경제의 희망을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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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군분로의 불빛, 골목경제의 희망을 밝히다

정운영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 경제재정국장

정운영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 경제재정국장
시장을 살리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시설을 현대화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의 발길이 이어져야 한다. 손님이 찾아오고, 가게에 활기가 돌고, 상인들의 얼굴에 웃음이 번질 때 비로소 시장은 살아난다.

최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 온라인 중심의 소비문화 확산까지 겹치면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루하루 가게를 지키며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지역경제를 책임지는 공직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런 상황에서 남구 무등시장과 군분로 일대에 반가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토요일 저녁이면 한산했던 거리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먹거리와 공연을 즐기며 시장 곳곳에 활기가 넘친다. 바로 올해로 3년째를 맞은 ‘군분로 토요 야시장’이다.

지난 2024년 첫 선을 보인 군분로 토요 야시장은 침체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시도였다. 무등시장과 주변 상점가를 하나로 연결하고, 시장을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에서 가족과 이웃이 함께 즐기는 문화공간으로 바꾸자는 취지였다.

그 가능성은 실제 성과로 확인됐다. 지난해 9월 네 차례 열린 군분로 토요 야시장에는 총 11만8677명이 방문했고, 행사 기간 군분로 일대에서 약 8억1370만원의 소비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참여 상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50명 가운데 34명, 68%가 매출 증가를 체감했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야시장의 효과가 먹거리 판매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소비가 주변 상점가로 이어지면서 골목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물론 몇 차례의 행사만으로 상권의 모든 어려움을 해결할 수는 없다. 모든 상인이 똑같은 성과를 거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던 거리에 다시 손님이 찾아오고, 상인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 있는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군분로 토요 야시장은 또 한 번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31일까지 매주 토요일, 총 세 차례에 걸쳐 1.1㎞에 이르는 군분로가 다시 활기찬 야시장으로 변신한다. ‘무한등불’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야시장은 다양한 먹거리와 문화공연,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주민과 방문객에게 특별한 가을밤의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무등시장 상인회와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이 직접 행사를 주최하고 주관한다는 점에서 더욱 뜻 깊다. 그동안 행정이 중심이 돼 야시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면 이제는 상인들이 주체가 돼 시장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상권 활성화의 진정한 힘은 결국 그곳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상인들에게서 나온다. 행정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상인들이 스스로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갈 때 그 성과는 더욱 오래 지속될 수있다.

남구는 이러한 변화가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 상인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방문객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교통과 편의시설, 홍보 등 필요한 부분을 세심하게 지원하겠다. 아울러 야시장 운영 성과를 면밀히 분석해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찾고, 무등시장과 군분로가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상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중요한 것은 야시장이 끝난 뒤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이다. 축제 때 한 번 찾았던 손님이 다음 주에도 다시 방문하고, 가족과 함께 즐겼던 시장을 이웃에게 소개하며, 그렇게 새로운 손님이 단골손님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토요 야시장의 성과가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지역경제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주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도 중요하다. 우리 동네 시장에서 먹거리 하나를 사고, 이웃 가게에서 물건 하나를 구매하는 작은 소비가 모이면 상인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 동네 가게를 한 번 더 찾고, 가까운 시장을 이용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지난 17일, 군분로 1.1㎞에 다시 환한 불빛이 켜졌다. 그 불빛이 단순히 가을밤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가게를 지켜 온 상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됐다. 남구도 상인들의 땀과 노력이 더 나은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뛰겠다. 군분로의 활기가 무등시장을 넘어 남구 골목경제 전체로 퍼져 나가도록, 상인들이 웃고 주민들이 다시 찾는 시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정운영 gn@gwangnam.co.kr        정운영 gn@gwangnam.co.kr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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