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방은행, 돌파구는]5.전문가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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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위기의 지방은행, 돌파구는]5.전문가 제언

"특화된 지방은행 역할 살려 디지털 혁신 가속"
박성수 광주경제고용진흥원 이사장
"디지털 금융 기술 개발에 과감한 투자"
"전략기업 유치 등 타 지방은행과 협업"
박종세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과장
"전통방식 벗어나 포트폴리오 다각

박성수 광주경제고용진흥원 이사장
박종세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과장
[위기의 지방은행, 돌파구는]

①지방은행의 역사와 현주소(프롤로그)

②은행권 이어 빅테크 기업까지 경쟁

③지방은행 설립 나선 충청권

④선진 사례-JB금융지주

⑤전문가 제언←



금융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지방은행들이 생존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핀테크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기업들이 금융산업에 진출하면서 지방은행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고, 일종의 틈새시장인 중금리 대출 시장은 인터넷은행의 등장으로 시장 파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은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디지털 금융 선점을 위해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은행의 경우 지역에서는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하긴 했지만 ‘지역 금융’이라는 한계에 갇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방은행만의 특화된 역할을 살려 디지털 혁신에 나선다면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전통적인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타 금융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성수 광주경제고용진흥원 이사장은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 경쟁이 가속화 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지방은행에게 기회인 동시에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그는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는 지역이라는 좁은 지리적 영역 안에서 영업 경쟁을 해야 했다면, 디지털 시대로 변화되면서 이제는 그 지리적 한계에서 벗어나 보다 많은 고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요즘 이슈가 되는 핀테크 개발에는 많은 비용과 인력이 소요되는 만큼 자산규모가 큰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등과의 경쟁에서 밀릴 경우 오히려 기존 시장을 놓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 인터넷 은행과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주된 원인으로는 자금력과 고객 수의 차이를 꼽았다.

박 이사장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자산규모는 10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면서 “이러한 규모 차이를 바탕으로 저금리 특판대출, 인터넷 대출 등을 공격적으로 실시하면서 기존 고객들이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으로 많이 이동했다”고 말했다.

또 “많은 금융업무가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이뤄지면서 쉽고 빠른 업무처리 절차 등을 찾는 고객들이 많은데, 이런 면에서 지방은행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을 따라잡기엔 다소 버거움이 있는 것 같다”며 “이러한 면에서 여러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시중은행과 인터넷 은행으로 고객들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에는 다소 역부족인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지방은행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 투자와 함께 특화된 분야에 집중하는 한편 다른 지방은행과의 협업을 통한 영업망 확충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이사장은 “지방은행이 기존과 같은 영업방식을 고수한다면 존립에 큰 위험이 닥칠 것”이라며 “단기적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보다 장기적인 시야에서 디지털 금융 기술 개발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지역 전략기업에 대한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지역에 있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유사 업종의 기업들에게 대출을 시행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타 지방은행에서 주력으로 대출을 추진하는 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지역 기업을 매칭해 준다면 지역발전과 함께 지방은행이 함께 윈윈하는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박종세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전자금융조사팀 과장은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수도권의 경제규모가 지방을 상회하고 그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는데, 소규모 자영업과 소상공인 대출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은 지역경제 침체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조선, 자동차 등 지방 제조업이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부진을 겪으면서 그 영향을 받았으며,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이 가속화되면서 지방은행의 고객 기반이 위협받는 가운데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이 등장해 기존 지방은행의 사업 영역을 잠식하면서 영업환경이 더욱 악화됐다”고 말했다.

지방은행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혔던 ‘고객 충성심’이 떨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오픈뱅킹 도입으로 지리적인 이용 편의성이 지방은행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 말 오픈뱅킹 도입으로 스마트폰앱을 통해 모든 은행 계좌에서 결제를 비롯해 거래내역 조회, 계좌이체 등의 금융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비대면 금융시장이 더욱 활성화됐다”며 “자본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영업이 가능한 시중은행과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폭넓은 고객기반을 가진 빅테크와 경쟁하면서 고객의 충성도를 예전만큼 기대하기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디지털 혁신 경쟁이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방은행이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과장은 “예금, 대출, 송금 등 기존 지방은행의 고유 영역에서 최근 몇 년간 핀테크 기업들이 다수 등장했고 모바일결제, 간편송금, 자산관리, 클라우드펀딩 등 제공되는 서비스도 다양화되고 있다”며 “이 같은 핀테크, 빅테크업체의 등장과 위협은 금융시장을 잠식당하는 면이 있지만, 기존의 틀을 깨고 성장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노력과 함께 빅데이터와 AI 등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다른 금융기관 등과의 공동 플랫폼을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이승홍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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