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우남 ㈜삼도환경 대표 |
오래 전부터 축산 악취 저감을 위해 특수 사료, 환경 개선제, 안개 분무 등 다양한 방안들이 고안 돼 왔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지금까지도 축사를 중심으로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민원이 빗발치는 이유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온화된 기체인 ‘플라즈마’를 이용, 축산업계의 악취 저감에 나선 향토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광주과학기술원 창업진흥센터에 위치한 ㈜삼도환경(대표 정우남).
삼도환경은 제4의 물질로 불리는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 악취와 세균은 물론 바이러스와 유해물질을 모두 없애고 균일하게 청정효과를 유지하는 ‘플라즈마 발생기’인 ‘토우쿨(TOW-COOL)’을 개발, 납품하며 축산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삼도환경의 주력 기술인 플라즈마는 초고온 상태에서 음전하 전자와 양전하 이온으로 나눠진 일종의 ‘이온화 기체’다. 삼도환경은 이중 저온 플라즈마, 전자 온도만 높은 플라즈마를 이용한다.
![]() |
플라즈마 발생기 |
쉽게 말해 악취의 주요 원인인 암모니아(NH3)는 1개의 질소(N) 원자와 3개의 수소(H) 원자로 이뤄져 있는데, 삼도환경이 개발한 플라즈마 기체를 만나면 즉시 각 원자간 연결고리가 끊어지며 분자 구조가 파괴되는 식이다.
삼도환경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분해된 분자를 산소나 물, 질소 등 형태로 배출한다. 즉, 분자 구조 파괴로 악취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탈취 효과까지 구현한 것이다.
또 플라즈마에 포함된 오존은 바이러스 파괴에도 효과적이다. 바이러스의 세포막을 파괴한 다음 효소와 핵산의 활성 구조를 없애며 염색체와 DNA까지 분해한다. 플라즈마에 포함된 오존은 특정 온도와 환경에서 대장균과 포도상구균, 인플루엔자, 곰팡이, 닭·개의 전염성 바이러스를 최대 90초 내에 99.9% 제거한다.
![]() |
전남 한 축사에 설치중인 토우쿨 |
과거 기계 설계·설비 업체에 종사했던 정 대표는 우연한 계기로 플라즈마를 알게 됐다고 한다. 이후 2013년부터 직장을 다니며 틈틈이 플라즈마를 이용한 악취 저감 설비 개발에 착수, 3년 간의 노력 끝에 성공했다.
기술력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한 정 대표는 2016년 1인 기업인 삼도환경을 설립,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섰다.
삼도환경의 기술력에 축산업계의 반응도 뜨거웠지만 이내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했다. 플라즈마로 악취와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 장치에 질산암모늄과 이물질이 다량 낀 것이다. 이 때문에 플라즈마가 원활히 생성되지 못했고, 당연히 악취 저감과 바이러스 제거 효과도 낮았다.
이전부터 다른 업체들도 플라즈마를 활용한 악취 저감 기술 개발에 나섰지만 모두 같은 문제에 가로막혀 상용화에 실패한 터였다. 플라즈마 발생장치 자체를 수입에 의존해야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 |
광주 동구청 하수관로에서 설치 중인 토우쿨 |
1년 간의 노력 끝에 정 대표는 기존 플라즈마 발생기에 질산암모늄과 이물질을 물로 제거하는 세척 기능 개발에 성공했다. 질산암모늄이 물에 닿을 경우 바로 녹는다는 사실을 인지, 이를 접목한 것이다.
질산암모늄 등이 끼일 것에 대비, 일정 시간마다 자동으로 발생기에서 물이 흘러나와 세척하는 구조였다. 특히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고안,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플라즈마 발생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정 대표는 플라즈마 이용 악취 저감 기술 개발과 함께 관련 설비에 대한 국산화를 이뤄냈다.
사실상 완벽한 악취 저감 기술력을 갖춘 삼도환경의 설비 토우쿨은 전용면적에 따른 용량 기준으로 TC 2000, TC 2500으로 나뉘며, ICT 기술이 적용되면서 센서로 자동 운전된다.
또 자동·수동 및 스케줄 모드(1-2-3단계), 동작상태 확인 기능, 고장 시 알람 기능 등 스마트폰 기반의 원격제어 및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KC인증(전자파적합)을 통과하며 안전한 제품에도 이름을 올렸다. 현재 토우쿨은 전국 축산농가에 600대 이상 보급됐으며, 돈사와 퇴비장 등이 중심이다.
플라즈마를 활용한 기술 특허도 해외 특허를 포함, 15개 기술을 특허 출원 또는 등록했다.
![]() |
㈜삼도환경 전경 |
2017년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농수산식품 창업콘테스트를 비롯해 2019년에는 농·축산 분야에서 크게 기여할 기업으로 판단, 농식품부로부터 ‘제8호 A-벤처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2022년에는 대한민국 국제농기계박람회에서 축산 악취 분야 유일 신기술(NET) 인증을 받았다.
2021년에는 빛그린산단 공장 용지를 매입해 설비 기계에 대한 조립과 납품, 사후 A/S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삼도환경은 이제 축산업계를 넘어 플라즈마 악취 저감 기술의 활용 범위 확대에 힘쓰고 있다.
기존 기술과 플라즈마 수처리 기술을 개발, 융합해 환경과 농업분야 기술제품 출시에 나설 계획이다.
또 R&D 개발을 통해 의료용 기기와 스마트하수관로 살균터널 장치 기술 개발 등에도 매진하고 있다.
정우남 삼도환경 대표는 “국내 환경산업의 규모는 101조원 정도인데, 여기에 대기환경은 5조 6000억, 축산까지 포함되면 약 11조에 이를 정도로 크다”며 “아직 삼도환경은 태동한 지 오래되지 않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플라즈마를 활용한 악취 저감 기술력은 독보적이기 때문에 사업 확장성은 무궁무진 할 것으로 본다”며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연구를 통해 환경과 인체에 이로운 친환경 기업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사진=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송대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