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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준 화순전남대병원장이 “새로운 의료기술이 탄생하고 시도되는 병원, 이를 통해서 의료기술의 사업화가 이뤄지는 병원, 이를 통해서 지역사회에 새로운 산업이 활성화되는 병원이 되겠다”고 밝히고 있다. |
△취임 6개월이 지난 가운데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소감과 그동안의 성과는.
개원 20주년을 맞은 올해 제11대 병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의정 갈등과 진료 공백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병원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쌓이고 있지만 지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환자들이 고통받지 않고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루빨리 정상적인 진료체계를 회복할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지역거점병원의 성공 모델’, ‘지방 의료의 희망’이란 평가를 받으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방에서 성공한 암 전문병원으로 꼽힌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개원 20주년은 의미가 남다르다.
더구나 미래 의료를 선도할 미래의료혁신센터가 10월 25일 준공한 만큼 개원 기념일 행사도 맞춰서 열었다.
그동안 가장 큰 성과라면 ‘암은 서울에서 치료해야 한다’는 인식을 바꿨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화순전남대병원의 암 환자 5년 생존율은 74.2%로, 전국 평균(72.1%)을 웃돌며 지역민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건강보험공단 통계에서는 5대 암 환자(위·대장·간·유방·자궁경부암)의 수도권 유출률이 충남북·세종, 강원, 대전, 전북보다 낮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하는 월드베스트 전문병원의 ‘세계 최고 암 병원’ 300위 이내에 5년(2021~2025) 연속 이름을 올리며, 세계가 인정하는 암 전문병원으로 성장했다.
△‘2025 월드베스트 전문병원’ 선정이 눈에 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해마다 세계 최고의 전문병원 프로젝트를 통해 각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최고의 병원들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세계 최고의 전문병원-종양학(Oncology)’ 분야 300위 이내에 5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142위로 시작해 136위, 지난해에는 120위, 올해 평가에서는 116위로 해마다 순위가 상승하고 있다.
특히 국내 비수도권 병원 중 유일하게 선정되고 있으며, 국립대병원으로서는 서울대병원과 함께 단 2곳만이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300위 이내의 국내 병원은 총 16개이다. 삼성서울병원 3위, 서울아산병원 5위, 서울대병원 8위, 세브란스병원 23위, 서울성모병원 37위, 국립암센터 40위, 분당서울대병원이 57위이고 다음이 화순전남대병원이다. 수도권 쏠림이 지나친 우리나라에서 지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월드베스트에 선정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으로 분석하고 있는지.
화순전남대병원은 개원 당시부터 세계 수준의 암 특성화 병원을 목표로 삼았다.
개원 초부터 환자로부터 신뢰가 높은 스타급 의료진을 중심으로 협진 체제를 도입했으며, 암의 진단부터 치료까지 해당 진료과의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을 확립하고 있다. 또한 당시로써는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 장비도 구축했다. 현재는 호남지역에서 유일하게 수술용 로봇인 다빈치SP와 Xi를 구축하고 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의 암 치료역량은 암 전문센터를 통한 세계 최고 수준의 맞춤형 다학제 진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간단한 진단부터 복잡한 치료까지 탁월한 다학제 협진을 통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병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자연 친화적 환경을 갖춰 환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병원 주변에는 4만9000㎡의 치유 숲이 조성돼 있다. 오랜 치료과정을 거치는 환자분들과 그 가족들의 힐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세계 100대 암 병원 반열에 오르겠다’고 하셨다. 로드맵을 그려본다면.
화순전남대병원은 개원 4년 후인 2008년 지역암센터로 지정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지금까지 축적된 경험과 발전을 토대로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암 진료를 총괄하는 ‘제2의 국립암센터’를 유치할 구상이다.
지역의 병원이 갖추기 힘든 입자치료기 같은 대형 의료장비를 갖춘 제2국립암센터가 들어서게 된다면 명실공히 전주기의 암 치료가 가능한 병원이 될 것이고, 전 세계로부터 환자들이 방문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 계속해서 논의해 나갈 계획이며, 암 정복을 선도하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지난 20년의 성과에서 얻은 자부심으로 혁신적인 암 연구 및 임상 활용 시스템 구축을 통한 연구중심 병원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자 한다.
10월 25일 준공한 미래의료혁신센터는 다양한 연구 관련 지원기관, 스타트업 벤처, 중견 기업 등이 입주해 임상시험 등 개방형 혁신 R&D를 선도할 것이다.
특히 바이오 기업과 연구소들을 위한 공간과 임상시험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곳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백신 연구와 면역 치료제 개발을 원하는 바이오 벤처 기업에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
△인재 양성에도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남대 의과대학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5~6위권의 연구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병원은 진료뿐만 아니라, 연구에 있어서도 국내 정상급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도 새로운 암 면역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연구논문들이 세계 최고의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리뷰 임상 종양학(Nature Reviews Clinical Oncology),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캔서 커뮤니케이션스(Cancer Communications) 등에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젊은 의사들의 연구의욕을 고취 시키기 위해 여러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의사-과학자로서의 잠재력이 높은 의사들은 승진의 패스트트랙을 만들어 독려하고 있고, 학위를 준비 중인 젊은 의사들을 위한 지원제도도 만들었다. 의과대학 학생들 역시 교수들의 실험실에서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루 빨리 의정갈등이 해소돼 젊은 의사들과 학생들이 병원과 교육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화순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백신산업특구가 있다. 백신산업특구와의 연계 성과는.
화순 백신산업특구에는 화순전남대병원을 포함해서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 전남생물의약센터, 녹십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미생물실증센터 등 15개 지원기관이 있고, 33개 기업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화순전남대병원이 잉태한 기업을 세상에 내보내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 창업 1호인 ㈜박셀바이오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있고, 2호 기업인 ㈜씨앤큐어는 미국의 대기업 존슨앤존슨이 선정한 국내의 10개 혁신 스타트업 기업에 선정돼 글로벌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에 건립된 국가면역치료혁신센터와 10월 25일 준공한 미래의료혁신센터에는 기업과 대학의 개방형 연구 공간과 대규모 임상시험센터가 마련돼 있다.
올해에는 화순이 바이오 부문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지정돼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중심지가 될 기회를 잡았다. 지역에 새로운 산업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화순전남대병원이 지역사회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지방 의료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를 타개할 방안이 있다면.
수도권 쏠림을 막을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시급하다. 1, 2, 3차 병원이 그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첫째,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진료만으로 경영이 가능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 진료에 집중해야 하는데, 이것만으로는 병원 경영이 쉽지 않다. 이에 서울의 ‘빅5’라 불리는 병원들도 지방의 1, 2차 병원에서 진료받아도 되는 환자를 보게 된 것이다.
두 번째로는 지역의 진료권을 보호하는 행정 체계가 필요하다. 발생빈도가 매우 낮은 중증희귀질환을 제외하고는 지역의 상급종합병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진료 역량이 뛰어난 상급종합병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해야 한다.
세 번째로 환자의 생체 징후 ‘vital sign’을 다루는 최일선의 진료과가 처해 있는 고위험, 저수익 구조를 개혁해 필수 의료 전문의가 많아져야 의료전달체계가 완성될 수 있다.
중증도가 심한 수술이나 시술의 수가를 지금과 비교해서 ‘놀랄 정도’로 올려야 한다. 그리고 의료 사고에 대한 보호 장치 역시 만들어져야 한다. 중증 질환의 필수 과가 인기 과가 되지 않고서는 의료전달체계의 완성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역민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린다.
2024년은 화순전남대병원에 특별한 해이다. 개원 20주년을 맞았고, 미래의료혁신센터가 준공됐다. 이에 맞춰 ‘도전과 열정으로 생명의 미래를 창조하는, 세계 최고의 전문의료기관’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수립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 병원은 어느 병원들보다 더 인정받는 강한 병원으로 성장했다. 믿고 사랑해준 지역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자연 속의 첨단 의료, 환자 중심, 세계 중심’의 핵심 가치 속에 앞으로 세계 100대 암 병원으로 성장해나가고자 한다.
새로운 의료기술이 탄생하고 시도되는 병원, 이를 통해서 의료기술의 사업화가 이뤄지는 병원, 이를 통해서 지역사회에 새로운 산업이 활성화되는 그런 병원이 되겠다. 이와 더불어 항상 환자 중심의 마인드를 갖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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