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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규 크리에이티브아트 대표 |
대한민국 예술가들의 경제적 여건은 상당히 열악한 상황이다. 2023년 기준, 국내 예술인의 평균 연소득은 약 755만 원으로, 3년 전보다 41% 감소했으며 예술인 10명 중 7명(약 76%)이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예술 활동을 통해 얻는 연소득은 평균 1,281만 원에 불과하며 그 중 72%는 월 100만 원도 벌지 못하는 상황이다. 예술인의 41.3%는 연간 수입이 0원이라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도 있다. 즉, 상당수의 예술가가 경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환경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예술인 고용보험, 창작준비금 지원, 표준계약서 보급 확대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이러한 부분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세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 번째, 창업이다.
예술가는 창의적인 발상이 익숙한 직업이기에 새로움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이 없다. 하지만 비영리에 익숙한 예술적 표현 방식을 창업이라는 영리적 행위로 전환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창업을 단순하게 돈 버는 행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경제성 확보’ 라는 포인트에 맞췄으면 한다. 창업은 창의성만 있다고 해서 잘 되는 것은 아니다. 경영, 마케팅, 세무, 기획, 투자, 영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롭게 배워야 부딪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예술기업가로 변화한다. 작품이 아닌 제품을, 예술가 아닌 경영자로 바뀌는 것이 사뭇 부담스럽고 어려울 수도 있지만 현 시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유통이다.
유통의 뜻은 상품이나 서비스가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경제 활동에서 필수적인 과정이며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유통의 현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공연 유통의 기회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최하는 아트페스티발 (6월), 부산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부산아트마켓(9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는 서울아트마켓(10월) 등 3곳이 규모가 큰 행사이다. 이러한 아트마켓에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명함, 포트폴리오, 홍보영상이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필자 또한 2023년부터 꾸준하게 매년 아트마켓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홍보와 영업을 하고 명함을 주고받으며 콘텐츠를 소개했다. 그로 인해 공연 유통에 큰 도움을 받았고 전국적으로 인지도 있는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특정 지역에서 머무는 예술가로서 살지 않았으면 한다. 본인의 꿈을 전국으로, 세계로 크게 넓혔으면 한다. 광폭행보라는 말처럼 본인의 꿈의 크기만큼 발의 크기도 넓혀야 한다. 생각의 크기만큼 결과의 크기도 달라진다.
세 번째, 브랜딩이다.
현재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자신을 가감 없이 표현하는 시대이고 다른 나라와 소통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시대이다. 자신의 콘텐츠를 말하고 표현하고 ‘좋아요’를 눌러주고 공유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콘텐츠의 소비와 생산은 빠르고 인간을 대체하는 AI와 로봇이 사회와 함께 하는 것도 익숙해지고 있다. 예술가의 브랜딩은 어떤 방법이 좋을까. 사회와 예술의 연관성을 통해 유니크한 브랜딩을 제안하고 싶다. 현대 사회에서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다, 인권, 환경, 정치, 젠더, 장애인, 다문화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새롭고 다층적인 시각과 대안, 문제인식의 메시지가 필요한 때이다. 과거의 구호와 캠페인은 현 시대에는 너무 빨리 잊혀지고 인지의 한계성이 있다. 창의적인 시각의 새로운 인식의 방법, 곧 예술가의 메시지는 큰 힘을 발휘한다.
예술과 사회적 참여(Art & Social Engagement)란, 예술이 단순한 창작 활동을 넘어 사회 문제 해결, 공동체 형성, 공공의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에 콘텐츠를 지역에서만 소비되지 않는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다양한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80억 9000만명 사람이 나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시대이다. 브랜딩은 하루아침에 되는 작업이 아닌 적게는 3년, 많게는 수십 년의 세월이 걸린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은 마케팅, 다른 사람이 나에게 말하는 것이 브랜딩이다. 한번 형성된 고정관념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것처럼 한 번 각인된 브랜딩 또한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다수의 포괄적인 대상과 타켓이 아닌 뾰족한 브랜딩이 되기 위해 자신에 대한 분석과 성찰, 그에 따른 포지션, 예술적 도구, 방향성에 대한 전략도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하는 시대이다.
지속가능한 예술가가 꿈이라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