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스마트 농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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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 칼럼]스마트 농업의 미래

김윤자 농협 광주본부 경영기획단장

‘십년수목 백년수인’이라는 말이 있다. ‘10년 앞을 내다보고 나무를 심고, 100년 앞을 내다보고 사람을 키운다’는 의미로 긴 안목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일을 비유할 때 자주 사용된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농업은 단기간의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발전해야 하는 산업이다. 오늘날 농업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으며, 스마트 농업(Smart Farming)은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핵심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농업은 인류 문명의 시작과 함께 발전해 온 생존의 근간이자 경제의 핵심 산업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농업은 단순히 식량을 생산하는 역할을 넘어, 지속 가능성과 환경 보호, 그리고 기술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스마트 농업은 기존 농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첨단 기술을 활용한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농업은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드론, 로봇 등 첨단 기술의 융합을 통해 농업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들은 농작물 재배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최적화해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IoT 기술은 스마트 농업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토양 수분, 온도, 영양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필요한 만큼 물과 비료를 공급하며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작물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앱과 연동된 센서가 토양 상태를 모니터링해 필요한 만큼만 물을 공급하도록 지원하며, 이는 물 사용량을 크게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고, 스마트팜 내 IoT 센서가 온도와 습도를 자동 조절해 병충해를 예방하고 작물 생육 환경을 최적화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AI(인공지능)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병해충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거나 최적의 파종 및 수확 시기를 제안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아몬드 농가에서는 AI 시스템이 병충해 피해를 50% 이상 줄이며 농약 사용 감소와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 있고, 작물별로 필요한 영양소를 정밀하게 계산해 비료 사용량을 최적화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드론과 로봇 역시 스마트 농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드론은 넓은 농지를 빠르게 점검하거나 비료와 농약을 정밀하게 살포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스마트 온실에서는 드론이 작물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에 따라 자동으로 관개 시스템을 작동시키며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고, 노동 집약적인 작업인 파종과 수확 과정을 로봇을 활용하여 자동화하고 있으며, 로봇이 하루 24시간 작물을 관리하는 농장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첨단 기술들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결합돼 더욱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IoT 센서와 드론에서 수집한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인하고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장기적인 경영 전략 수립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렇듯 스마트 농업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이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정부와 민간 부문이 협력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7년까지 스마트팜 보급률을 30%로 확대하겠다는 정부 목표는 이를 잘 보여준다. 특히 청년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과 스마트팜 혁신 밸리 구축 사업은 젊은 세대가 농업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며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스마트팜 도입의 성공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서울 지하철 상도역에 위치한 상도 메트로팜(Metro Farm)은 도시형 스마트팜의 대표적인 예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온도, 습도, 산도 등을 자동으로 관리하며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이 시설은 유휴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도시 내 신선한 채소를 생산하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스마트팜 운영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수확된 채소는 인근 카페에서 샐러드와 주스로 제공되어 도시민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형 스마트팜은 탄소 배출을 줄이고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며, 스마트 농업 기술의 확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양평 스마트농업지원센터는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저탄소 스마트팜 모델로 주목받으며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큰 중소농가와 청년농에게 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존재한다. 무엇보다 초기 투자 비용이 높아 중소규모 농가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첨단 기술 활용에 필요한 전문 지식과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IoT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확산에 따라 데이터 유출 및 보안 문제가 새로운 도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 농업은 단순히 기술 도입을 넘어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협력이 필요한 분야다. 정부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정책과 투자는 한국 농업의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핵심요소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속담처럼 오늘날 우리가 선택하는 농업 방식은 미래 세대에게 돌아올 결과를 결정짓는다. 스마트 농업은 환경 보호와 자원 절약이라는 지속 가능한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에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선 혁신이다.

농협은 스마트 농업으로 향하는 변화의 중심에서 중소농가와 청년농가를 적극 지원하며, 한국형 스마트 농업 모델 구축에 앞장서고, 이를 통해 한국 농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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