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들과 세월호 추모행사 진행, 잘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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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출판

"문인들과 세월호 추모행사 진행, 잘한 것 같아요"

세월호 11주기 작은 콘서트 연 홍관희 시인
선율 선사하며 작품 낭송…기억 공유 자리

14일 오후 나주시 남평 드들강변 소재 강물 위에 쓴 시 카페에서 열린 세월호 11주기 ‘기억’이라는 주제의 작은 콘서트 장면. 조성국 시인이 마이크를 잡고 시 ‘삼선운동복’에 대한 낭송을 하고 있다.
14일 오후 나주시 남평 드들강변 소재 강물 위에 쓴 시 카페에서 열린 세월호 11주기 ‘기억’이라는 주제의 작은 콘서트 장면. 색소포니스트 유진주씨가 연주를 하고 있다.
“세월호가 침몰했던 인근 섬인 조도에 근무하던 한 분이 여기 카페에서 작은 추모 행사를 열어보고 싶다고 제안을 해서 지난 8일 급조가 된 행사예요. 하지만 행사를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역 문인들을 몇몇 규합해 작지만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자리를 마련한 시집 ‘사랑 1그램’의 저자인 홍관희 시인은 14일 오후 3시 30분 나주시 남평 드들강변 소재 강물 위에 쓴 시 카페에서 세월호 11주기를 기리기 위해 ‘기억’이라는 주제로 작은 콘서트를 연 뒤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이처럼 소감을 밝혔다.

이날 작은 콘서트는 기타리스트 홍기석씨의 노래와 색소포니스트 유진주씨의 연주 등 선율이 선사된데 이어 무대에는 여러 문인들이 올랐다. 이날 무대에는 조성국 이재연 박봉규 시인, 아동문학가 겸 사진작가인 엄수경씨, 박이수 소설가 등이 함께 했다.

이중 조성국 시인은 단원고 학생들이 입고 있던 운동복을 형상화한 자작시로 희생 학생들의 엄마 이야기까지 담아낸 시 ‘삼선운동복’을 들려주는 등 문인들의 낭송으로 분위기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조 시인은 ‘옆집 친구 언니에게 상의를 빌렸다/하의는 남동생 것을 빌려 입고 갔다/붉고 까만 색이었다/수학여행 길에 오른 옷은 끝내 돌려보내지 못했다/돌려주지 못한 옷과 똑같은 옷을 사서 손에 쥐어 주었다/딸애에겐 사주지 못한 옷이었다/같은 또래 사이에서 유행하는 옷이라서/무척 입고 싶은 것이었지만/옷을 사달라고 조르지 않았던 사실이/상처뿐인 마음을 더욱 짓누른다 아직도 엄마는 그 힘으로/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외치러 나간다’(‘삼선운동복’ 2연)라고 읊었다.

세월호 11주기를 기리기 위해 ‘기억’이라는 주제로 작은 콘서트를 마련한 홍관희 시인
전남 진도 조도의 주인공은 홍기석씨고, 색소포니스트 유진주씨는 이곳 카페 손님이었다. 유씨는 취지가 좋아 합류하게 된 경우다. 문인들은 저마다 기억과 관련된 시와 소설 등을 낭독했다. 광주 중심가도 아니고 한적한 남평의 작은 카페에서 열린 이 작은 콘서트는 뜻맞는 사람들끼리 점차 잊혀져가고 무뎌져가는 세월호에 대한 기림 행사였다.

홍 시인은 “11년 전 4월에 명퇴권고를 받은 상황으로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때 세월호 사건이 터졌죠. 그후 저는 세월호 진상규명 서명을 했다가 박근혜 정권 때 블랙리스트로 낙인 찍혀야 했지만 훈장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이것과 관련해 한 일이 아무 것도 없는데 ‘블랙리스트’라는 훈장으로 인해 늘 속에 담고 살아왔다. 그러다 그 마음의 짐을 덜어낸다는 취지에서 이번 행사를 열었는데 진행하길 잘한 것 같다. 비도 오고 해서 분위기가 더 좋았다”고 말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마지막으로 홍 시인은 이날 참여 문인들이 기억과 관련된 작품 낭독 외에 꾸준하게 인문학 공부를 해온 장본인들이어서 희생자들을 되새기면서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이있는 대화까지 더해지는 등 기억 공유의 자리로 꾸며졌다는 설명을 잊지 않았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        마지막으로 홍 시인은 이날 참여 문인들이 기억과 관련된 작품 낭독 외에 꾸준하게 인문학 공부를 해온 장본인들이어서 희생자들을 되새기면서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이있는 대화까지 더해지는 등 기억 공유의 자리로 꾸며졌다는 설명을 잊지 않았다.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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