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등록 시작 D-1…국힘 지도부-김문수 벼랑끝 단일화 대치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대선 후보 등록 개시를 하루 앞둔 9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김문수 당 대선 후보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두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지도부는 김 후보가 경선 당시 신속한 단일화를 약속했다는 점을 내세워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단일화를 완료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김 후보 측은 당의 강제적인 단일화 절차에 따를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선 당시 김 후보는 ‘신속한 단일화’를 약속했고, 경선이 끝나면 바로 단일화에 임하겠다고도 했다”면서 “많은 당원과 국민은 그 약속을 믿고 김 후보를 지지했다. 지도자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김 후보가 15∼16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데 대해 “단일화가 지연될수록 효과는 반감될 뿐”이라며 “후보 등록 이전 단일화가 완료돼야 두 후보 중 누가 승자가 돼도 기호 2번을 달 수 있다. 11일이 넘어가는 늦은 단일화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후보 등록 이후의 단일화는 사실상 이유도 목적도 없이 대의를 잃은 허상”이라며 “만에 하나 무소속 후보로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당의 지원도 기호 2번이라고 하는 단일대오도 없이 우리 후보를 마음껏 지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대선 단일 후보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가 더 나은지를 묻는 선호도 조사 결과를 전날부터 이날까지 진행 중이다. 지도부는 선호도 조사를 토대로 단일화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선 당시 김 후보 캠프에서 직책을 맡았던 의원 7명은 단일화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도 발표했다.

김 후보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이었던 박수영 의원은 성명서에서 “절체절명의 시기에 김 후보는 무엇이 두려워 단일화를 망설이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당원과 지지자들, 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의원들의 간정(懇情)한 마음을 받아주기를 피맺힌 심정으로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상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 후보를 겨냥해 “단일화하겠다는 말이 수없이 난무하는 정치권의 허언들과 다르다고 믿었다”며 “알고 보니 권모술수였고, 희망사기다. 그 어떤 정치적 술수보다 간교하며 모략적”이라고 비판했다.

지도부의 압박에도 김 후보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SBS·YTN 라디오에서 “기호 2번을 무소속 후보를 불러들여 줘야 한다는 당 지도부의 주장이 정상인가”라며 “당규에는 후보 교체에 대한 근거 자체가 없다. 절대로 가능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비서실장은 “지금 하는 여론(선호도)조사는 김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목적의 조사이고, 공정하지도 않다. 당사자에게 통보도 하지 않은 불법 조사”라며 “(김 후보가) 즉각 중단하라고 지시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법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아주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 후보가 무소속 후보로 등록하고, 적어도 일주일 정도는 국민들에게 진면목을 보여준 뒤 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것”이라며 오는 15·16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단일화 대치’가 이어지는 와중에 김 후보는 이날 오전 후보 선출 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권 원내대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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