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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밝은 신문, 따뜻한 신문, 늘푸른 신문’을 표방하며 첫 발을 내디딘 광남일보는 오랜 세월 지방 언론으로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왔다.
창간부터 전국 지방일간지 최초로 가로쓰기 편집을 도입한 것을 비롯해 ‘읽는 신문’에서 ‘보는 신문’, 지방신문 최초 종이신문과 인터넷을 병행한 뉴스 속보, 낙후된 지역발전을 위해 경제 분야를 대폭 강화하는 등 지역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며 내일의 희망을 설계하는 지역언론의 사명을 묵묵히 수행해 왔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한마디로 힘든 여정이었다.
IMF 외환위기 극복, 촛불혁명, 그리고 빛의 혁명까지 그야말로 격변의 시간들이 계속됐지만 이를 이겨 내고 ‘정론직필(正論直筆)’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과제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 또한 만만하지 않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80년 5월 광주’가 지켜온 민주주의는 또 다시 위기에 빠졌고 그 후폭풍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 국민들의 힘으로 불법 계엄사태는 가까스로 막아냈지만 이 과정에서 드러난 진보와 보수 등 양 진영의 극단적인 갈등, 세대·계층간 갈등, 지역갈등 등은 정국 혼란을 부추겼다.
문제는 정국 불안이 경제적·사회적 불안까지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기침체는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코로나 19이후 고물가, 고유가, 고금리 등 3고시대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데다 미국 트럼프발 관세 전쟁까지 점화되면서 우리 경제의 근간인 수출까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제로 성장’까지 우려되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여기에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 침체 또한 장기화되면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이 급감하고 물가 상승과 청년 취업난, 그리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폐업위기에 몰리고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경제난국에 빠진 셈이다.
지역, 특히 광주·전남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저출생, 고령화,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인한 인구 감소 등으로 지역소멸과 지방소멸은 빨라지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된 지역 현안 사업들도 윤 전 대통령 탄핵이후 대부분 ‘올 스톱’돼 있다.
이제 6월 3일 대통령 선거 이후 들어서는 새로운 정부와 함께 중단된 현안과제들을 하나 둘씩 풀어야 하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인 것이다.
먼저 AI(인공지능)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광주는 현재 AI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 기업들을 잇따라 유치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AX 실증밸리 조성사업(인공지능 2단계)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AI영재고 건립, AI컴퓨팅센터 건립 등 정부의 지원아래 추진되는 사업도 적지 않게 있다. 이들 사업이 원활히 추진돼야만 명실상부한 AI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또 기아자동차 공장을 보유한 광주는 AI 융합 자율주행 시험장 등 미래 모빌리티 테스트베드와 미래차 RE100 스마트 산단을 조성해 ‘AI 모델시티’를 구축해 미래성장을 이끌어 내야 한다.
이와 함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국립현대미술관·대한민국역사박물관·국회도서관 분원 유치로 ‘문화수도’를 완성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전남은 정부와 의료계 갈등 장기화와 탄핵 여파로 내년 전국 의과대 정원이 동결되면서 무산된 도민 숙원사업인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2027년까지는 개교해야 한다는 숙명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
또 해남 솔라시도에 세계적인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AI 슈퍼 클러스터 허브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태양광과 풍력 등을 적극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중심지로 거듭나야 한다.
여기에 불황에 빠진 여수 석유화학·철강산업을 살릴 수 있는 대전환 메가프로젝트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추진시키가 불투명한 광주 민간·군 공항 동시 이전을 광주·전남 시도민이 힘을 모아 새로운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광남일보는 광주·전남의 미래를 담보할 이들 사업들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자치단체와 지역사회와 함께 공동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또 균형 잡힌 시각의 공정한 보도로 소외된 이웃을 챙기는 밝고 따뜻한 사회, 상생과 희망이 있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
광남일보는 앞으로도 광주·전남 시·도민, 그리고 애독자 여러분과 함께 호흡하는 ‘열린신문’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 나갈 예정이다. 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김상훈 기자 goart00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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