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서곤충, 물속 생태계 파수꾼에서 학습·애완의 동반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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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서곤충, 물속 생태계 파수꾼에서 학습·애완의 동반자로

김성연 전남도농업기술원 연구사

김성연 농업연구사
자연 생태계의 건강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생물군에서 시작된다.

수서곤충(水棲昆蟲)은 이러한 생물군의 대표 주자이자 물속 생태계를 떠받치는 핵심 구성원이다. 생물다양성의 위기와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서곤충은 이제 단순한 학술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보전과 복원, 교육과 산업의 영역으로까지 그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수서곤충은 일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담수 환경에서 보내는 곤충으로 유충 시기에는 유기물 분해자 또는 미생물 포식자 역할을, 성충이 돼서는 물속 또는 수변 생태계의 포식자·피식자 역할을 수행한다.

하루살이, 날도래, 강도래, 잠자리류를 비롯해 물자라, 물방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수질 및 서식지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생물학적 지표종으로 사용되며, 생태계 구조의 안전성과 지속가능성 확보에 중추적인 기여를 한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서 보고된 수서곤충은 약 700여 종 이상으로 추정되며, 매년 새로운 신종 및 미기록종이 발견되고 있다. 특히 일부 물방개과나 날도래류는 한반도 고유종으로 진화해 생물지리학적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이러한 생태학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수서곤충은 보전 측면에서도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대표적으로 ‘큰광택물방개’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줄무늬물방개는 국립생물자원관 적색목록에서 ‘준위협(NT)’ 등급으로 분류되어 보호가 요구된다. 이러한 보호종은 주로 서식지 감소, 농약 사용, 수질 악화 등으로 인해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이를 복원하기 위한 서식지 기반 생태복원 연구가 절실하다.

교육 및 산업 측면에서도 수서곤충의 가치와 활용 가능성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물방개와 물자라와 같은 중형 수서곤충은 관찰이 용이하고 학교 생태교육 및 환경 체험 프로그램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은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수서곤충 관찰을 포함시키고, 교내 논습지를 조성해 학생들이 직접 물방개, 소금쟁이 등을 사육하고 생태계를 관찰하는 활동이 정착되어 있다. 이 활동은 아동의 정서 발달, 자연친화 감성 증진, 과학적 탐구력 향상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영국, 독일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수서곤충을 활용한 환경 감시 시스템을 도입하여, 자동 생물지표 감시기술과 연계된 수질 모니터링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이는 수서곤충의 지표적 민감성을 실시간 환경정책에 반영하려는 시도로 학술적 연구가 공공 행정으로 이어진 모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전남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는 물방개, 물자라 등 수서곤충을 중심으로 ‘학습·애완곤충화’(Learning & Pet Insects) 연구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생태적 특성 분석부터 대량사육화, 표준화된 사육 키트 개발까지 아우르는 이 연구는 수서곤충을 교육 자원으로 전환하고, 곤충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특히 수서곤충의 산업화는 생태 교육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경제적 이익 창출, 생물산업 소재 개발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수 있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수서곤충은 단순히 연구실 속 표본이 아니라, 학습·관찰·정서·교육을 아우르는 차세대 생물자원이다.

곤충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자연의 섬세한 생명 메커니즘을 직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도시와 자연, 인간과 곤충, 교육과 생태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수서곤충의 ‘학습·애완곤충화’ 연구는 곤충산업의 다양화는 물론, 생태감수성을 함양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교육 체계를 마련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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