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후 대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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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후 대선을 기대하며

박경희 광주지속협 생물다양성 보전과 회복 위원장·광주전남녹색연합 생물다양성 보전 위원장

박경희 광주지속협 생물다양성 보전과 회복 위원장·광주전남녹색연합 생물다양성 보전 위원장
목련이 피고 지고, 벚꽃이 피고 지고, 이팝나무가 푸른 이파리 위로 하얀 꽃을 피어내는 계절이다. 깜깜한 밤, 마을 뒷산 계곡 물길을 따라 산개구리의 합창이 들리고 산 아래 웅덩이에서는 참개구리와 청개구리도 소리를 더하는 시기, 봄이구나 알아채니 벌써 여름이다.

뜨거운 태양볕과 자글자글 끓는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쏟아지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기운에 갇혀 헉헉거릴 도시의 여름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숨이 막힌다.

뜨거운 도시의 열기를 생각하니 지난 3월 대규모 산불로 생각이 이어진다.

2025년 3월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났고 3월 22일에만 전국에서 16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꺼지지 않고 자꾸만 커지는 산불은 충격과 공포였다.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산불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산불이자 가장 큰 피해를 준 산불로 기록됐다. 규모에서 또 피해에서 역대급이란 명찰을 달게 된 이번 산불의 원인은 무엇일까? 주요한 원인으로 이상고온과 겨울철 낮은 강우가 지목되고 있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3월 기후 특성에 따르면 3월 21일부터 26일 사이의 전국 평균기온은 14.2도로 평년보다 7.1도 높았고, 상대습도는 평년 대비 7%p 낮은 52%였다. 기온은 높고, 상대습도는 낮은 기후적 특성이 산불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후변화가 산불의 위험을 증가시켰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산불의 원인이 됐고, 이 산불로 인해 산림의 생물다양성은 파괴됐다.

기후변화는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전 지구적인 환경 변화는 생물의 서식 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생물종 감소와 멸종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감소는 궁극적으로 인류의 멸망을 가져온다는 발표가 40여 년 전에 있었는데,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대응하지 못하고 더 심각하고 시급한 상황에 놓여 있을 뿐이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국제사회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세웠다. 1.5도를 넘으면 기후위기의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넘는 것이니 인류와 지구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생존선이자 마지노선으로 1.5도를 지켜내자는 것이 전 세계의 약속이었다. 그런데, 1.5도 마지노선이 무너졌다는 뉴스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WMO(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세계기상기구)가 발표한 전 세계 기후 업데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은 산업화 이전보다 1.55도가 올랐고 지구 평균기온을 관측한 이래 가장 뜨거운 해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2023년 6월부터 2024년 5월까지 1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1.63도 높았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약속인 1.5도 선이 무너졌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희망은 없는 것인가?

IPCC는 일년이 아닌 10년 단위로 온도를 산출한다. 2015년부터 2024년에는 지구 기온이 1.25도 높아졌다. 그러니까 아직 1.5도에 도달하지 않은 것이다. 위기가 목전에 와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아니다. 깊은 물 속에 머리만 겨우 내놓고 숨을 쉬고 있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6월 대통령선거에서 우리가 주요하게 바라볼 정책은 환경·기후 정책이 돼야 할 것이다. 한국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해야 한다. 차기 정부는 2030 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을 위한 실행력 있는 정책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사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에너지와 산업 전환, 국가생물다양성협약의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정책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생물다양성을 보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환경·기후 정책이 차기 정부의 핵심 정책이 되도록 요구하고 구체적인 정책들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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