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스마트 가림막, 수리비 부담에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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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횡단보도 스마트 가림막, 수리비 부담에 철거"

돌발적 기상 상황 감지센서로 신속한 작동 장점
보수비, 설치비보다 비싸고 재설치로 예산 낭비

지난 8월 13일 광주 동구 계림동 1827 일원 사거리에 스마트 그늘막이 사라져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은 시민이 우산으로 햇빛을 가린 채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모습.
횡단보도 앞에 설치돼 특정 온도가 되면 자동으로 펼쳐지는 스마트 그늘막이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보수비용 때문이다. 보수비용이 설치비용을 뛰어넘는 경우도 있어 아예 철거를 결정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19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폭염 저감과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주요 보행로와 횡단보도 등에 그늘막(일반·스마트)을 설치하고 있다.

현재 광주지역에서 운영되는 그늘막은 총 690개소(일반 601개소·스마트 89개소)이며, 올해 추가로 120개소(일반 66개소·스마트 54개소)가 설치될 예정이다.

일반형 그늘막은 파라솔 형태로 항상 펼쳐져 있는 형태이고, 스마트 그늘막은 사물인터넷과 태양광 기술이 접목된 다기능 시스템으로 특정 온도가 되면 자동으로 펼쳐진다.

최근에는 주변의 온도, 바람, 일조량 등을 감지해 갑작스러운 기상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 등으로 스마트 그늘막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스마트 그늘막의 경우 잔고장이 잦아 많은 수리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직접 개폐를 조절하는 일반(파라솔) 그늘막의 설치비용은 150만~180만원 선이다. 간단한 수리는 유지보수 용역사에서 무료로 처리한다.

반면 스마트 그늘막의 설치비용은 880만~940만원 수준이다. 단순 고장이 나더라도 수리비용이 대략 2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가림막 지지대 등의 파손이 심각할 경우 오히려 설치비용보다 더 많은 금액이 수리비로 투입된다. 풍속·온도·조도 감지센서(sensor) 등 고성능 장비까지 바꾸게 될 경우 수리비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자 아예 스마트 그늘막을 철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실제로 2017년 설치된 동구 계림1동 스마트 그늘막이 최근 강풍으로 인해 부러졌다.

이에 해당 지자체가 보수에 나섰으나 용역업체 측에서 설치비를 상회하는 비용을 청구, 결국 스마트 그늘막 수리를 포기하고 철거 조치했다.

하지만 그늘막 철거로 주민들은 뜨거운 햇빛을 고스란히 견뎌야 하는 상황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김모씨(50·계림동)는 “그늘막을 새로 늘려도 모자랄 판에 고장이 났다는 이유로 철거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며 “2~3분만 서 있어도 땀이 줄줄 나온다. 햇빛을 가릴 수 있는 그늘막을 다시 설치해 달라”고 촉구했다.

동구는 스마트 그늘막보다 관리비 부담이 적고, 설치비도 적게 드는 일반 그늘막을 설치할 계획이다.

동구 관계자는 “해당 스마트 그늘막은 수리비가 설치비보다 많아 철거했다”며 “추가 예산을 마련해 파라솔 그늘막을 설치할 예정이며,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잠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송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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