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외국인학교 문 닫나…학생 수 줄어 ‘재정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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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광주외국인학교 문 닫나…학생 수 줄어 ‘재정난’

내국인 입학자격 확대 조례안 보류…제도개선 시급
외국인 연구인력 유치·유학 준비생에 '유일 선택지'

광주외국인학교
학생 수 부족으로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는 광주외국인학교가 최근 시의회에서 ‘내국인 입학규제 완화 조례안’ 상정이 보류된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24일 광주 교육계에 따르면 우수한 외국인 연구인력의 가족들이 광주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립된 광주외국인학교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광주외국인학교 내국인 입학자격 조례안’이 최근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로 심의 단계에서 보류됐다.

해당 조례안은 내국인의 해외 거주 요건을 폐지하고, 내국인 입학 비율을 기존 30%에서 50%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조례안이 보류되자 학교 측은 운영 정상화를 위해 조례안 재상정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외국인학교는 2009년 이후 재학생 수가 급감했으며, 현재는 설립자 사비를 들여 학교를 운영할 정도로 재정적 어려움이 심화된 상황이다. 이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35명으로 정원(350명)의 10분의 1 수준이다.

외국인학교를 ‘귀족학교’로 보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학교 측은 “외국인학교는 국내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수능이나 내신 경쟁과는 거리가 멀다”고 반박한다.

광주외국인학교는 국내외 우수 연구인력을 유치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 등 지역 연구기관에 근무하는 외국인 연구자들은 자녀교육 문제를 중요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외국인학교가 ‘조기 유학의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광주외국인학교가 문을 닫으면 외국의 우수한 연구인력이나 유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대전이나 제주 등 타 지역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광주외국인학교 Marcus Kotze 교장은 “우리 학교는 국내 영어권 외국인학교·국제학교 중 가장 저렴한 학비를 받고 있다. 일부 미인가 교육시설보다도 저렴한 수준”이라며 “국제교육 기회를 받지 못하는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에게 학비 감면을 제공하고, 다문화가정 학생들에게 국제교육 기회를 제공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주외국인학교가 내국인 입학 규제가 없는 국제교육기관으로서 지역 전략산업과 지역 국제화에 기여하는 글로벌 인재양성 허브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조례안이 조속히 통과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시는 최근 대전외국인학교의 입학 자격을 발 빠르게 완화했다. 내국인의 외국 거주 요건을 폐지하고, 입학 비율을 50%까지 확대함으로써 우수한 연구인력 유치에 광주보다 유리한 환경을 선점했다.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외국인학교(영어권)는 총 38곳이고, 광주·전남지역에서는 광주외국인학교 1곳 뿐이다.
김인수 기자 joinus@gwangnam.co.kr         김인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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