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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가 영산강 친수구역에 조성한 덕흥 파크골프장 전경. |
해당 협회가 잔디 보호를 위해 지정된 휴장일을 ‘주변 정화활동 및 회원의 날’이라는 명목으로 회원들 간 무료 경기를 진행하고, 관리 주체인 자치구가 요청한 ‘활동 결과보고서’ 제출도 무시하고 있어서다.
25일 서구에 따르면 덕흥동에 위치한 덕흥 파크골프장은 지난 2021년 국비 3억여원을 투입해 광신대교 아래 영산강 친수구역 7204㎡ 부지에 9개 홀(A코스)을 마련했다.
이후 지난 6월 이용 수요가 늘자 기존 A코스(9홀) 옆 부지에 총 5억8000만원을 투입, 확장공사에 나서 9559㎡ 규모의 B코스(9홀)를 추가 조성했다.
이 파크골프장은 지난 2~7월 2만1590여명이 이용할 정도로 지역민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관리 주체인 서구는 파크골프장의 시설 정비, 잔디 보호와 생육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매주 수요일, 월 4회 정도 휴장일을 지정하고 있다.
문제는 협회가 일방적으로 휴장일 운영 목적에 어긋난 ‘주변 정화 활동 및 회원의 날’로 지정해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협회는 지난 4월부터 서구에 ‘덕흥파크골프장 이용 협조’라는 제목의 공문을 매달 보내오고 있다.
공문에는 매주 마지막 주 휴장일 오전 7시~오후 1시 200여명의 회원이 파크골프장 주변 정화 활동 및 회원의 날을 운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들이 예고한 회원의 날은 앞서 부결된 오미섭 서구의원의 ‘서구 파크골프장 관리 및 운영 조례안’에 대해 당시 협회가 파크골프장을 독점하려는 의혹이 담긴 의견서 제출 당시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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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에도 협회는 24일 ‘서구 파크골프협회 회원의 날’을 운영하니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서구파크골프협회장은 전직 퇴직 공무원이자 현직 서구의원의 배우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에는 현직 시의원도 참여해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화활동은 1시간여에 그쳤고, 이어 조별 파크골프 경기가 진행됐다.
또 지난 4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매월 마지막 주 휴장일 경기에 대해 서구는 허가를 내준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가 공공시설 휴장일에 일반 이용자들의 이용을 제한하고, 파크골프장 이용을 독점하고 있다는 특혜 시비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서구는 협회로부터 협조 공문을 받을 때마다 사용 허가와 관련된 설명과 함께 활동 결과보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협회는 단 한 번도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휴장일에 무단으로 경기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 관계자는 “협회 측이 휴장일에 맞춰 월 1회 ‘정화의 날’을 운영하겠다고 요청해 허가를 내줬다”며 “조 편성까지 하고 경기를 치르고 있는지는 몰랐다. 내용을 파악해 관련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서구 파크골프협회는 오미섭 서구의원이 발의한 ‘서구 파크골프장 관리 및 운영 조례안’에 제시한 의견서를 두고 논란이 됐다.
의견서에 담긴 내용은 △파크골프장 회원들이 매월 1회 이상 정화활동 실시 △회원의 날 운영해 회원들만 파크골프장 이용 △파크골프협회에서 파크골프장 운영자 민간위탁 △파크골프협회 추천을 받아 시설관리 인력 배치 등이다.
여기에 ‘협회가 제시한 의견 반영이 어려울 경우 조례 보류 또는 철회를 통해 협회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조례를 제정했으면 한다’는 내용을 담아 물의를 일으켰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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