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불천탑의 화순 운주사 숨결 담은 ‘소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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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천불천탑의 화순 운주사 숨결 담은 ‘소박미’

국윤미술관, 11월 30일까지 제2전시실서
‘염원: 미완의 전설’ 주제 작품 20점 선봬

김혁정 작 ‘염원’
국윤미술관(관장 윤영월)은 ‘염원: 미완의 전설’이라는 주제로 한 특별전을 지난 19일 개막, 11월30일까지 제2전시실에서 갖는다. 출품작은 총 20점

국윤미술관은 그에 보답해 소장품을 비롯한 다채로운 작품들을 통해 지역의 소중한 운주사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재조명하고자 국중효(전 목포대 교수), 김은희, 김혁정, 최순임, 황순칠 작가 5명이 참여했다.

각기 다른 시선과 방법으로 운주사를 해석한 작품들이 한 전시 안에서 모여 공동의 서사를 만들어낸다. 이는 단순히 문화유산을 재현하는 차원을 넘어, 예술적 상상력을 통해 오늘의 삶 속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관람객이 운주사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도록 안내한다.

이번 전시는 운주사의 세계 유산 등재를 향한 뜻을 함께 나누고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이며, 각 작가의 서로 다른 시선과 화법으로 표현된 염원을 느낄 수 있다.

국중효 작 ‘해탈’
먼저 국중효 작가는 ‘해탈’에서 물감을 여러 차례 덧칠하고 나이프로 긁어내는 과정을 반복해서 만들어낸 두터운 마티에르를 통해 석불의 투박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화려하거나 장엄한 불상이 아닌, 우리의 일상 속에서 공존하며 살아 숨쉬는 불상의 정서를 드러내며 독창적인 울림을 전한다.

또 김은희 작가는 운주사 석불의 합장하는 수인에서 영감을 받은 ‘소망화’에서 석불 의습의 직선, 사선, 곡선을 단순화해 단색의 화면 위에 조형적으로 풀어내며, 전통성과 해학미가 어우러진 토속적 이미지를 구축한다. 김은희 작가는 붓질을 천 번, 만 번 쌓아 올리듯 반복하며, 석불을 세운 이들의 염원을 공감하고 화면에 담아낸다.

이어 김혁정 작가는 ‘모여선 미르기들’과 ‘염원’, 그리고 ‘미르기의 얼굴’을 함께 선보인다. 그는 ‘땅의 기운이 하늘과 맞닿은 곳, 운주사’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는 석불을 합장으로 응시하며, 그 자체가 삶의 길이자 붓질의 방향임을 고백한다.

여기다 최순임 작가의 작품들인 ‘미완의 전설’, ‘염원’, ‘미완의 꿈’에서 고단한 일상 속에서 꾸준히 가꿔온 작가 내면의 정원과 운주사의 신비한 전설을 융합해 인간과 자연, 나아가 우주의 질서를 발견한다. 특히 운주사의 석불과 석탑을 모티프로 삼은 ‘미완의 꿈’에서는 먹과 아크릴 물감으로 빛과 어둠, 기쁨과 고통이 공존하는 세계를 펼쳐 보인다.

황순칠 작 ‘戰士佛’
마지막으로 황순칠 작가는 운주사에 머물며 천불천탑을 주제로 작업한다. 작가는 ‘전사불’, ‘장군불’ 등에서 나이프 기법을 대담하게 구사해 오돌토돌하게 표현한 질감으로 석불의 거칠고도 따뜻한 생명력을 드러낸다. 황순칠 작가의 작업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미완의 전설과 석불 속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과 공동체적 서사를 관람객에게 전한다.

작가 겸 학예사인 김은희씨는 “예전부터 운주사를 배경으로 작업했던 작가들을 초청해 그들의 염원을 함께 나누고 우리 문화유산이 지닌 의미를 예술과 연결하고 확장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운주사는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에 위치해 ‘천불천탑’과 ‘와불’의 전설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7년 ‘화순 운주사 석불석탑군’은 독창성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고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학술 조사, 문화재 보존 연구, 국제학술대회 개최 등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엄재용 인턴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엄재용 인턴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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