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 전 군수는 제25·26·28·29대 군수를 지내며 햇빛연금 등 에너지 기본소득 정책을 앞세워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군청 임기제 공무원과 기간제 근로자 채용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올해 3월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고 군수직을 상실했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직위를 잃은 지 5개월 만에 사면·복권을 통해 선거 출마 자격을 회복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면을 두고 “대선 당시부터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직접 박 전 군수의 ‘햇빛연금’ 정책을 호평하며 “국가정책 차원에서도 검토할 만하다”고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 당규는 금고형 이상 확정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공천 부적격 처리하지만, 사면복권으로 피선거권을 회복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박 전 군수의 경선 참여에는 제도적 걸림돌이 없다.
민주당 내에서는 김태성과 김문수를 중심으로 다른 후보들과의 경쟁 구도가 짜이고 있다. 지난 총선때 서삼석 의원과 영암·무안·신안 지역구를 놓고 경쟁을 펼친 김태성 전 육군 제11기계화보병사단장은 강한 추진력과 조직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광남일보-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박우량 전 군수를 누르고 신안군수 지지도 1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군 경력을 통해 다져온 리더십과 결단력이 신안군의 미래 전략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김문수 전남도의원은 의정 활동 경험이 풍부하고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 도의회에서 농수산·해양 정책을 다뤄온 만큼 지역 현안을 꿰뚫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당내에서는 안정감과 실무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꾸준히 지지층을 확보해왔다. 김 의원이 광범위한 조직력으로 표심을 결집할 경우 경선에서 강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외에도 김행원 신해양발전위원장은 해양 정책 전문가로서 섬과 바다를 아우르는 신안 맞춤형 비전을 강조한다. 박석배 전 aT 상임감사는 공기업에서 쌓은 감사·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행정 투명성과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세운다. 임흥빈 전 전남도의원은 도의회에서 활동하며 쌓은 오랜 정치적 기반을 무기로 다시 도전에 나섰고, 정광호 전 전남도의원도 현장 중심 행정을 앞세워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다자 구도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누가 본선 티켓을 거머쥘지 관심이 쏠린다.
제3세력의 도전도 이어진다. 조국혁신당 소속 고봉기 해양항만기술행정사무소 대표는 해양·항만 분야 전문성을 내세우며 민주당 일변도의 구도를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무소속에서는 고길호 전 신안군수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8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 군정을 이끈 경험을 앞세워 재도약을 노린다. 다만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이번 선거는 박우량 전 군수의 복귀라는 초유의 변수 속에 김태성·김문수 등 민주당 내 경쟁자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조국혁신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도전장을 내미는 다자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군민들의 시선은 인물 경쟁보다 정책 경쟁에 쏠려 있다. 햇빛연금으로 상징되는 에너지 기본소득, 섬 주민 교통·의료 인프라 확충, 해양관광과 농수산업 육성 등 산적한 과제 앞에서 누가 신안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유권자들은 “누가 지역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를 기준으로 후보를 가려낼 것으로 보인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이현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