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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25일 개관 10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ACC전경. |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한 광주의 핵심 시설로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복합문화공간인 ACC는 ‘세계를 향한 아시아 문화의 창’이라는 목표 아래 개관 이후 전시와 공연, 교육, 창·제작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며 문화예술을 경계없이 다루고, 모든 콘텐츠의 저변에서 아시아성을 두고 있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창·제작에 방점을 둔 기관인 만큼 전체 콘텐츠 2162건 중 80% 가량이 창·제작 콘텐츠로, 실험성 높은 다양한 시도를 견인해왔다. 대중성도 잡기 위해 ‘ACC 클래식’, ‘뉴욕의 거장들: 잭슨폭록과 마크 로스코의 친구들’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역시 선보여왔다.
이와 함께 문화예술과 디지털기술이 결합된 융·복합 콘텐츠 생산과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한 역량있는 예술인 양성에 기여해왔다. 특히 융복합 예술 분야 예술인에게 수여되는 ‘ACC 미래상’ 제정은 창조적 예술인을 발굴, 전시를 지원하고 있다.
ACC는 단일 전시로 20만명 이상 관람객이 방문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디어 바바뇨냐’와 ‘이음지음’ 전시는 20만명 이상이, ‘사유정원’, ‘애호가 편지’ 등에는 10만명이, ‘이건희컬렉션: 피카소 도예전’은 75일간 9만명 이상이 각각 다녀갔다.
이외에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4개 권역 문화교류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각 권역별로 전통음악과 문학, 무용, 시각예술 등 다양한 교류를 이어가며, 문화 분야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개도국의 문화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원과 행사를 펼칠 수 있는 마당으로서 시민에 쉼도 선사하는 한편, 이들이 한 데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개관 10년이 된 해까지 킬러 콘텐츠가 부재한 점은 풀어야할 과제다. 5·18민주화운동의 성지에 조성한 취지에 맞게 민주·인권·평화라는 ‘광주 정신’을 담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박씨부인전을 모티브로 한 여성히어로 액션 판타지 ‘REX’(렉스)를 킬러 콘텐츠로 내세웠으나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궁가’를 모티브로 한 애니메이션 음악극 ‘드라곤 킹’의 수록곡 ‘범 내려온다’는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켰고, 최근 흥보가를 원작으로 한 창작극 ‘제비노정기: 시리렁시리렁’ 역시 흥행에 성공은 했지만 전당의 킬러 콘텐츠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른다.
또 아시아에 초점을 맞춰 아시아적 콘텐츠는 풍부하게 다뤄왔으나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 정체성을 반영한 콘텐츠 및 지역 예술인과의 협업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영성-우리 모든 것들의 이야기’, ‘우제길의 빛’, ‘이이남의 산수극장’ 등 지역 정체성을 탐구하고 미술계와 협력하는 전시를 선보여왔지만 미술이라는 장르에 국한, ACC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채 타 미술관에서의 전시와 차별점이 없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복원 중인 옛 전남도청 공간 활용 역시 과제로 떠오른다. ACC를 구성하는 5개 시설 가운데 민주주의 상징 공간인 민주평화교류원은 옛 전남도청 복원공사가 이달 말 완료되면 내년 5월께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운영 주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이를 둘러싼 논란을 매듭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문화예술관계자는 “ACC는 시민들이 문화중심도시에 살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여야 한다”며 “시민들에 사랑받는 문화예술기관이자 독자적인 콘텐츠로 전세계인이 찾는 문화예술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욱 전당장은 “문화전당은 아시아와 세계를 잇는 허브로서 역할을 하면서 지역에서 가장 사랑받는 문화예술기관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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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4 (월) 19: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