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요즘 지역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자영업자는 손님이 줄었다고 말하고, 중소기업은 인력과 자금난을 호소한다. 금리는 여전히 높고, 소비는 살아나지 않는다. 이런 현실에서 행정 통합 논의가 자칫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통합은 생각보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문제일 수도 있다.
광주와 전남은 이미 하나의 생활권이다. 일터는 광주에 있지만 집은 전남에 있는 사람도 많고, 소비와 여가는 지역 경계를 넘나든다. 그럼에도 행정이 나뉘어 있다는 이유로 정책과 지원은 따로 움직여 왔다. 그 결과는 중복 투자와 비효율, 그리고 기회 상실이었다.
통합이 이뤄지면 가장 기대되는 변화는 경제 규모의 확대다. 인구와 산업이 결합 된 하나의 광역경제권은 중앙정부와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광주의 인공지능·모빌리티·미래차 산업과 전남의 에너지·이차전지·해상풍력·농생명 산업이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되면 이는 대형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광역 교통망과 물류 체계가 통합되면 상권 간 이동성이 높아지고, 소비 시장은 자연스럽게 확대된다. 이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행정 절차가 단순화되면 각종 인허가와 지원 신청에 드는 시간과 비용도 줄어든다.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소상공인에게는 곧 비용 절감이자 경쟁력이다. 결국 그 혜택은 지역 상권과 소비로 연결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재정과 정책의 자율성이다. 특별시가 되면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을 보다 빠르게 결정할 수 있다. 소상공인 지원, 중소기업 육성, 청년 일자리 정책이 중앙 기준이 아니라 지역 현실을 기준으로 설계할 수 있다. 이는 시민들이 체감하는 정책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다.
이 과정에서 지역 신용보증재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광주·전남 신용보증재단은 단순한 보증 공급자를 넘어, 지역경제의 안전판이자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통합을 통해 보증 재원이 확충되고 정책금융과의 연계가 강화된다면,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보증 상품과 위기 대응 특례보증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통합으로 금융 지원과 정책 자금이 지금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면, 소상공인의 숨통은 조금이나마 트일 수 있다. 대출 문턱이 낮아지고, 위기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강화된다면 지금 당장 버티기에도 벅찬 영세 사업자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통합이 모든 문제의 해답은 아니다. 행정 통합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주민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 통합으로 얻는 이익과 감수해야 할 비용을 솔직하게 공개하고, 지역 간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통합의 목적이 특정 지역의 성장이 아니라, 전체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또한 행정 중심이 일방으로 쏠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충분히 새겨들어야 한다. 그래서 통합은 서두를 일이 아니라, 충분히 설명하고 토론해야 할 과정이다. 통합의 이익과 부담을 공개하고, 시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광주·전남 통합 논의에 핵심은 지역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는가에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각자 버티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통합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면, 시·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냉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변화는 두렵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위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광남일보 기자 @gwangnam.co.kr
광남일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1.21 (수) 1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