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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립극단은 제26회 정기공연 ‘소녀들’을 5월 7일 오후 7시 30분, 8일 오후 2시와 7시30분, 9일 오후 4시와 7시 30분 등 총 5회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사진은 무대에 오를 배우들 모습. 사진제공=광주시립극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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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 제공=광주시립극단 |
연극 ‘소녀들’(이난영 작, 김지훈 연출)은 거대한 역사적 사건의 기록 이면에 존재했던 평범한 여학생들에 주목한다. 광주여고보 비밀 독서모임 ‘소녀회’가 그 주인공이다.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 당시 일제 탄압에 맞서 백지동맹 등 항일 운동에 앞장선 실화를 바탕으로 재창작했다.
극은 유복한 양조장 집 딸이자 문학 소녀였던 ‘연선’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핑크빛 낭만을 꿈꾸던 연선이 친일파 아버지 밑에서 시대의 민낯을 마주하고, ‘소녀회’ 친구들과 함께 주체적인 자각을 이뤄가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무대에서는 당시 일제가 금기시했던 ‘금수회의록’과 ‘을지문덕’, ‘만세전’ 등 이른바 금서들이 등장한다. 이 책들은 소녀들에게 단순한 지식을 넘어 어두운 시대를 밝히는 작은 촛불이자 저항의 도구가 된다. 또한 ‘데미안’과 ‘돈키호테’ 등 고전 문학은 주인공 연선이 무모하지만 명랑한 용기를 내는 촉매제 역할을 하며 극의 재미와 깊이를 더한다.
이번 공연은 ‘제3회 창작희곡공모’ 당선작을 전막 공연으로 첫선을 보이는 자리다. 지난해 총 여섯 차례 낭독공연과 세밀한 각색 과정을 거치며 대본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무대는 광주 연극계를 대표하는 실력파 배우들이 채운다. 고영욱, 김세희, 김형욱, 노현지, 박영국, 오창선, 이명덕, 이유진, 이종경, 이지은, 정은지, 정일행, 조아라, 차상경, 한중곤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합을 맞춰 1929년 당시의 뜨거웠던 에너지를 재현한다.
이번 공연에는 특별한 관객들이 찾아온다. 극의 실제 배경인 광주여고보, 현 전남여고 학생들이 단체 관람할 예정이다. 내년 개교 100주년을 앞둔 전남여고에서는 선배들의 뜨거웠던 삶을 97년 뒤의 후배들이 객석에서 마주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할 전망이다.
작품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을 복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부당한 권력과 탄압에 맞서 스스로 깨어나는 ‘자각’의 가치를 묻는다.
김지훈 연출은 “주체적인 여성의 연대는 마치 지난 비상계엄 당시 응원봉을 들고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며 연대했던 시민들의 모습과도 닮아있다”며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자유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은 오는 5월 7일 오후 7시 30분, 8일 오후 2시와 7시30분, 9일 오후 4시와 7시 30분 등 총 5회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책을 지참하면 입장료를 할인해준다. 입장료는 R석 2만원, S석 1만원.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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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29 (수) 1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