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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첼 데드먼 V&A 큐레이터가 전시를 위해 ACC를 방문한 마림 아카시 사니 작가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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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국제교류특별전 ‘자밀 프라이즈: 무빙 이미지’ 개막을 앞두고 김상욱 전당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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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국제교류특별전 ‘자밀 프라이즈: 무빙 이미지’가 지난 28일 개막, 오는 8월 23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전시6관에서 열린다. 사진은 제7회 자밀 프라이즈 수상작인 칸다카르 오히다의 ‘당신의 박물관을 꿈꾸다’. |
이들 사이, 서벵골의 전통 진흙집에 전시돼 있던 물건들을 기록한 영상이 흘러나온다. 영상과 사물들의 집합은 무엇이 박물관의 소장품이 될 수 있는지, 누가 역사를 기록하고, 어떤 것을 남길 것인지를 묻는다.
지난 28일 개막, 오는 8월 23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전시6관에서 열리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국제교류특별전 ‘자밀 프라이즈: 무빙 이미지’에 출품된 칸다카르 오히다의 ‘당신의 박물관을 꿈꾸다’(Dream Your Museum)다. 제7회 자밀 프라이즈 최종 수상작인 이 작품은 작가의 삼촌 셀림이 50년에 걸쳐 모은 수집품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거창한 유물이나 제도권 박물관의 공식 소장품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삶 속에서 오래 보존돼 온 사물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적인 박물관을 이룬다. 작가는 이를 통해 식민주의 이후 형성된 박물관 제도와 문화 권력에 질문을 던진다. 인도 무슬림 공동체를 원형으로 삼아 역사와 기억이 누구에 의해 기록되고 배제되는지를 보여주며, 문화유산의 보존과 배타성의 경계에 대해 함께 들여다본다.
이번 전시는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V&A), 아랍에미리트 아트 자밀(Art Jameel)과 함께 마련한 이번 전시는 국제협력 순회전으로,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열린다.
‘자밀 프라이즈’는 2009년부터 3년마다 열리는 국제 공모전이다. V&A가 2006년 자밀 이슬람 미술관을 재건축한 뒤, 이슬람 미술·문화·역사·사회·사상에서 영감을 받은 동시대 미술과 디자인을 소개하기 위해 이어온 국제예술상이다. ‘자밀’은 아트 자밀의 설립 배경인 자밀 가문을 의미하며, 아랍어로는 ‘아름다운’, ‘훌륭한’을 뜻한다.
ACC에서 자밀 프라이즈 전시가 열리는 것은 2017년 제4회 전시에 이어 두 번째다. 9년 만에 다시 광주를 찾은 이번 전시는 국제 문화예술 교류가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300여 건의 출품작 가운데 최종 선정된 7팀의 작품이 소개된다. 영상과 설치, 사운드,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업들이다. 전시 주제인 ‘무빙 이미지’는 영화와 비디오, 디지털 영상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움직임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는 작업 뿐만 아니라 감정적으로 관람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의미를 갖는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업은 이슬람 문화유산을 고정된 전통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오늘의 삶 속에서 다시 읽고, 미래를 향한 질문으로 확장한다. 물과 생태, 가족의 기억, 사라진 장소의 복원, 박물관의 권위, 공동체의 신앙과 삶 등 다양한 주제를 제시한다. 그 바탕에는 누가 기억되고, 무엇이 사라지며, 예술은 어떻게 잊힌 목소리를 불러낼 수 있는가라는 공통의 질문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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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다카르 오히다의 ‘당신의 박물관을 꿈꾸다’에서 선보인 50년에 걸쳐 모은 수집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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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교류특별전 ‘자밀 프라이즈: 무빙 이미지’ 입구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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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문정 학예연구사가 자와 엘 카쉬의 ‘하늘의 위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와 함께 알리아 파리드의 이라크 남부 유프라테스강을 따라 펼쳐진 습지를 기록한 영상 ‘지바이시’, 사딕 콰이시 알프라지가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어머니의 손가락과 천국 사이를 잇는 빛의 실’ 및 ‘희망의 눈으로 본 짧은 이야기’, 자와 엘 카쉬가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성장한 경험과 고대 도시 팔미라의 유적을 방문한 기억을 바탕으로 인터랙티브 가상현실을 구현한 ‘하늘의 위쪽’ 등을 만날 수 있다.
레이첼 데드먼 V&A 큐레이터는 “무빙 이미지와 디지털 매체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주류 미디어에서 쉽게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담아내 역사와 장소를 더 친밀하고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형식이기에 이번 전시 주제로 선정했다”며 “자밀 프라이즈가 지향하는 바와 같이 전시가 내포한 보편성이 전지구적 관점에서 관람객들의 서사와 이어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전시를 진행한 채문정 학예연구사는 “전쟁 상황으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 공항이 폐쇄돼 작품 운송이 어려웠는데 휴전된 뒤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며 두바이를 거쳐 무사히 전시를 열 수 있게 됐다”면서 “전시를 통해 이슬람 문화유산을 통해 특정 종교나 지역의 틀에 갇히지 않고, 동시대 서남아시아의 역사문화가 오늘날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스며있고 확장해나가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이슬람 문화권에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예술과 역사, 삶의 방식을 담은 이번 전시로 이슬람 문화예술의 가치를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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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1 (월) 14: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