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통합 첫 조직개편 ‘차일피일’…공직사회 ‘부글’
검색 입력폼
자치

전남광주, 통합 첫 조직개편 ‘차일피일’…공직사회 ‘부글’

"균형 배치 노력"vs"빈껍데기만"…공무원 노조 이견
인사·주요 현안 차질 우려…3개 청사별 기능 조율 시급

2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 로비에서 광주 공무원들이 조직개편안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조직 안정과 통합행정 안착을 좌우할 첫 조직개편이 광주·무안·동부청사 간 기능 배분을 둘러싼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특별시는 당초 이달 조직개편안을 특별시의회에 제출하고 8월 초 조직개편과 정기인사를 단행할 계획이었지만, 청사별 기능 배치에 대한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안건을 상정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조직개편과 인사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직 내 불안정성 확산은 물론, 정책 결정과 후속 통합작업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3일 광주특별시에 따르면 특별시는 출범 이후에도 행정조직을 종전 광주시와 전남도 체제로 유지하고 있다.

첫 조직개편안의 기본 구상은 광주청사가 정무와 기관 유지 기능을, 무안청사가 시민주권·안전·생활행정과 농수산 정책을, 동부청사가 산업·경제 기능을 각각 맡는 구조다.

핵심 쟁점은 기획과 인사, 예산 등 이른바 ‘기관 유지 기능’의 배치다.

무안청사를 중심으로 한 전남권에서는 기관 유지 기능이 광주청사에 집중되면 주요 정책과 인사, 예산 권한까지 광주로 쏠릴 수 있다며 핵심 기능의 분산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청사별 부서 수를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권한과 역할도 균형 있게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광주권에서는 통합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려면 핵심 기능을 한곳에 모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기관 유지 기능을 여러 청사로 분산할 경우 부서 간 협의와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측의 이견이 이어지면서 조직개편과 맞물린 정기인사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조직과 보직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인사 규모와 배치 기준을 정하기 어려운 데다, 인사이동을 앞둔 공직사회의 혼선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광주시와 전남도 조직이 함께 운영되는 과도기 체제가 길어질 경우 정책 결정과 후속 통합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집적단지 조성과 공공기관 통합 등 여러 부서의 협업과 신속한 판단이 필요한 대형 현안의 의사결정까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별시는 현재 공무원노조와 협의를 이어가며 청사별 기능 배치에 대한 접점을 찾고 있다.

황기연 행정부시장은 지난 22일 무안청사에서 전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과 전남도청열린공무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시지부 등 3대 노조와 두 번째 간담회를 열고 기관 유지 기능과 핵심 부서의 균형 배치 방안을 논의했다.

황 부시장은 이 자리에서 조직개편 과정에서 강제 전보를 하지 않고 종전 근무지를 유지한다는 원칙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부시장은 또 기획·예산·인사·조직·총무 등 기관 유지 기능을 재배치하는 안을 노조 측에 제안했다.

아직 확정된 안이 아닌 만큼, 공개하지는 않기로 했다.

다만, 민형배 시장이 밝힌 3개 청사 활용방안 중 광주청사에 정무 및 기관 유지 기능을 두기로 한 계획이 일부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 유지 기능의 일부를 광주청사에서 무안청사 등으로 배치하는 것인데, 전남청사 노조와 광주청사 노조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박성일 전남도청 노조위원장은 “광주 쪽으로 기관 유지 기능이 집중될 것으로 보였는데, 수정안은 균형적으로 배치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며 “통합특별시 설치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3개 청사를 균형 있게 활용하기 위해 어느 정도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김정호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시지부 비대위원장은 “인수위의 청사 활용계획에 따르면 광주청사에서는 10개 부서가 축소되는데, 기관 유지 기능까지 전남청사에 줘버리면 빈 껍데기만 남게 된다”고 주장했다.

전공노 광주시지부는 이날 오후 광주청사에서 조합원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밀실 행정·깜깜이 조직개편 규탄’ 결의대회를 열어 “광주청사 직원들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고 촉구했다.

한편 황 부시장과 3대 노조는 오는 29일 3차 간담회를 열고 청사별 기능과 핵심 부서 배치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첫 조직개편은 단순한 부서 배치를 넘어 통합특별시의 지휘체계와 정책 추진 기반을 세우는 작업이다. 조직개편 지연이 인사와 주요 현안의 차질로 이어지지 않도록 특별시와 노조가 협의를 통해 이견을 좁히고 통합행정을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동민 기자 yang00@gwangnam.co.kr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양동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