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날개 단 전남광주…초광역정부 안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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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날개 단 전남광주…초광역정부 안착 시동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한달 성과와 과제
통합 행정기반 구축…320만 특별시 체제 조기 안착 동력 확보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국가산단 후보지 확보…성장동력 마련
청사 기능 재편 갈등에 조직개편 제동…공직사회 융합은 과제

반도체클러스터 들어서는 광주 군공항 전경
반도체클러스터가 들어서는 광주 군공항 모습.


320만 시민의 생활권을 하나의 광역행정체계로 묶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1일로 출범 한 달을 맞는다.

지난 한 달은 통합정부가 법적·행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호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라는 대형 성장동력을 확보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특별시의 실제 운영 틀을 짜는 첫 조직개편이 청사별 이해관계에 막혀 지연되면서, 제도적 통합에 비해 내부 조직의 결합은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1일 공식 출범과 함께 통합행정에 필요한 자치법규 233건을 특별시의회에 제출했다. 의회가 이를 신속하게 처리하면서 행정 공백 없이 광역사무를 이어갈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확보했다.

1986년 분리된 광주와 전남이 40년 만에 단일 광역정부로 다시 출발한 만큼 초기에는 기존 양 시·도의 행정체계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데 무게가 실렸다.

민형배 시장도 취임 첫날 광주·무안·동부청사를 차례로 찾아 업무를 보고, 민생 지원과 통합행정 정착 방안을 담은 100일 실행계획을 첫 결재 안건으로 처리했다.

출범 초기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반도체 산업 기반 확보다.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에 반도체 생산시설 4기를 건설하는 800조원대 서남권 반도체 투자계획을 공식화했다. 국토교통부도 지난 29일 군공항 부지 일원 약 250만평을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확정했다.

군공항 이전으로 확보되는 대규모 부지가 국가 첨단산업 거점으로 전환되면서 통합특별시는 출범과 동시에 장기 성장 기반을 갖추게 됐다. 광주 도심의 산업구조 재편은 물론 전남의 에너지·소재·부품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시는 반도체산업지원단을 신설하고 국가산단 지정과 기업 투자, 기반시설 구축 등 후속 절차를 전담하도록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일정에 맞춰 2030년 6월 첫 생산시설 준공을 추진하고,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함께 들어서는 산업생태계 조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특별시장이 국무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석할 수 있게 된 점도 통합 이후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개별 지역 현안을 중앙정부에 건의하는 수준을 넘어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전남광주의 입장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겼기 때문이다.

통합에 대한 시민 기대도 높은 편이다. 전남연구원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9.1%가 통합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행정조직 내부에서는 통합에 따른 긴장이 빠르게 표면화됐다.

시는 당초 8월 1일 시행을 목표로 청사별 기능을 재조정하는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 광주청사에는 기관 운영과 정무 분야를, 무안청사에는 생활행정과 안전·농해수산 분야를, 동부청사에는 산업·경제 분야를 각각 배치하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기획과 예산, 인사 등 시정 운영의 중심 부서가 특정 청사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옛 전남도 소속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했다. 통합 과정에서 제시된 기존 근무지 존중 원칙이 충분히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도 갈등을 키웠다.

청사별 균형을 보완한 수정안이 검토됐지만, 부서 이동 방향을 놓고 이번에는 다른 쪽에서 불만이 제기됐다. 청사 앞 근조화환과 온라인 게시글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조직개편 문제는 단순한 부서 배치를 넘어 공직사회 내부의 감정 대립으로 번졌다.

조직개편이 늦어지자 후속 인사도 함께 멈춰 섰다. 부서의 위치와 기능이 확정되지 않아 간부 인사와 실무진 재배치가 어려워졌고, 공무원들은 앞으로 맡을 업무와 근무 청사를 알지 못한 채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있다.

옛 광주시와 전남도가 서로 다른 기준으로 운영해온 예산과 인사, 사무분장, 의사결정 방식 등을 하나로 정리하는 작업도 남아 있다. 외형상 하나의 지방정부가 출범했지만 실제 행정 현장에서는 기존 조직의 경계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시는 노사협의체를 통해 청사별 기능과 부서 배치를 다시 조율한 뒤 8월 중 특별시의회 임시회에서 조직개편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개편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곧바로 후속 인사를 단행해 행정체계를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출범 첫 달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제도적 기반과 미래 성장사업이라는 두 축을 확보했다. 통합의 성패는 대형 프로젝트의 규모보다 서로 다른 두 조직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하고, 그 성과를 27개 시·구·군과 시민의 삶으로 확산하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출범 한 달은 대한민국 첫 광역통합정부의 기반을 마련하고 통합이 가져올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며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인 만큼 시행착오가 있지만 조직개편과 후속 인사를 조속히 마무리해 통합의 성과가 시민의 삶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이현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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