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꿀벌의 고마움을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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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꿀벌의 고마움을 알자

얼마 전까지는 딸기가 참 맛있었다. 요즘은 참외와 수박이 대세로 마트나 과일가게에 풍성하게 진열되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요즘 아이들에게 딸기, 참외, 수박이 언제 나오는 계절 과일인지? 물어보면 대부분 선뜻 대답을 못한다. 필자의 어린 시절 과일은 당연히 계절에 따라 열매 과일을 맛볼 수 있어, 딸기는 5~6월쯤, 참외와 수박은 7~8월 무더웠던 여름과일로 기억나고, 흔히 수박서리라는 단어도 함께 떠오른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딸기는 한겨울부터 5월까지 맛볼 수 있는 과일이 되었고, 참외와 수박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제철과일이라는 개념은 희미해졌고, 과일은 과학의 발전으로 계절을 잊은 지 오래다. 식물이 열매를 맺기 위해 필요한 수분, 즉 식물의 꽃가루를 암술머리에 옮겨 종자를 맺히게 하는 것을 화분매개라 한다. 이는 기계장치 등을 통해 자동화가 불가능하므로 대부분 시설농가에서는 매개곤충의 도움을 받는다. 관련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의 약 300여종의 상업용 작물 중 84%가 화분매개곤충에 의해 수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꿀벌’은 작물수정의 90%를 차지하는 화분매개곤충을 대표한다.

우리는 흔히 꿀벌은 꿀을 생산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꿀 뿐만 아니라 우리가 즐겨 먹는 대부분의 과일을 생산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처럼 유익한 꿀벌에게도 질병이 걸린다는 사실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꿀벌질병으로는 꿀벌의 애벌레에 침투하여 어린 벌을 썩게 하는 부저병이나, 어른이 된 성봉의 장 상피에 침입하여 피해를 주는 원충성의 노제마증, 곰팡이로 인해 백색 분필처럼 애벌레가 굳어지는 백묵병을 비롯한 석고병 등 단지 몇 종의 질병만이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종 질병의 원인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통한 진단기술이 발달됨에 따라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꿀벌의 바이러스 질병까지도 찾아 낼 수 있게 되었다.

2009년 우리나라 토종벌에서 처음 확인되어 이듬해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준 ‘낭충봉아부패병’을 비롯한 날개불구바이러스감염증, 급성·만성벌마비증, 검은여왕벌방바이러스감염증, 카슈미르벌바이러스감염증, 이스라엘급성마비증 등 다소 생소한 이름의 꿀벌질병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 꿀벌질병의 발생 원인으로는 급속한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변화와 과도한 밀집사육 등에 의한 면역력 약화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꿀벌에 대한 과학적 예방대책이 다른 가축질병 관리보다 미흡한 것도 한 가지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 광주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이러한 양봉농가의 사육환경 변화에 발맞춰 14종의 꿀벌질병에 대한 검사체계를 갖추고 꿀벌농가에 대한 진단서비스를 하고 있다. 특히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알려진 낭충봉아부패병을 최근 2018년 2건, 2019년 2건, 2020년 1건을 찾아내어 방역 조치한 바 있다. 이 외에도 꿀벌질병 모니터링 사업을 통해 신속한 진단으로 양봉농가에서 더 큰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 건강한 봉군관리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보호할 계획이다.

꿀벌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들이 먹어야할 식량을 우리에게 나누어주려고 고밀도 사육환경과 시설하우스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인류의 생존기간은 4년을 넘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다. 따라서 꿀벌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좀 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곧 무더운 여름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상황에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이고 항산화 작용과 천연 항생제로도 알려진 꿀을 시원한 얼음물에 타서 냉차로 마시거나, 맛있는 수박을 먹을 때 한번 쯤 ‘꿀벌’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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