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변신 대성공’ KIA 이의리, 뒷문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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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변신 대성공’ KIA 이의리, 뒷문 지킨다

8월 8경기 중 7경기 무실점·4세이브 수호신 역할
강속구에 변화구까지 장착…위기관리 능력도 ‘쑥’

이의리. 사진제공=KIA타이거즈
이의리. 사진제공=KIA타이거즈
선발에서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 KIA타이거즈 이의리의 변신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짧은 이닝에 강력한 구위를 쏟아내며 KIA의 새로운 필승 카드로 떠오른 데 이어 최근에는 마무리 중책까지 맡아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불펜 전환 이후 안정된 제구와 다양한 변화구 활용까지 더해지면서 마운드에서 존재감도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이의리는 8월 8경기에 등판해 7경기를 무실점으로 막고 4세이브를 수확했다. 시속 150㎞ 중반의 강속구를 앞세워 상대 타선을 압도하며 KIA 불펜의 핵심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안정감이다.

선발로 나설 때는 직구 제구가 흔들리면 투구 전체가 무너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뒤에는 흔들리는 시간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 직구가 원하는 곳에 들어가지 않을 때도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포크볼 등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으며 스스로 돌파구를 만들어낸다.

지난달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랜더스전은 달라진 이의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1-1로 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이의리는 상대 선두타자 에레디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과거였다면 제구 난조가 길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의리는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전의산을 상대로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은 뒤 152㎞ 직구를 결정구로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오태곤에게는 빠른 공을 보여준 뒤 포크볼로 타이밍을 빼앗아 다시 삼진을 잡았다.

이후 조형우에게 2루타를 내주면서 2사 2·3루 위기에 몰렸지만, 최지훈과의 승부에서 슬라이더만 3개를 던져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최고 시속 156㎞를 기록한 강속구뿐 아니라 변화구만으로도 승부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날 무실점 투구는 이의리에게 더욱 의미가 컸다.

앞선 지난달 23일 키움히어로즈전에서 불펜 전환 이후 가장 큰 시련을 겪었기 때문이다. 당시 7-2로 앞선 9회 1사 만루에 등판한 이의리는 데이비슨의 2타점 적시타에 이어 김재현에게 끝내기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잘 나가던 흐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그러나 다시 찾아온 등판에서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며 우려를 지웠다. 실패 이후 빠르게 본래 투구를 되찾아야 하는 마무리 투수에게 필요한 회복 능력까지 보여준 것이다.

이범호 감독도 불펜으로 이동한 뒤 이의리가 흔들리는 시간을 줄이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 감독은 “마무리는 연달아 등판할 수도 있고 길게 쉬고 나갈 수도 있다”며 “그래도 한 타자 정도를 보내고 나면 타깃을 금방 찾는다. 회복하는 속도가 선발로 던질 때보다 확실히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리셋해서 카운트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면 변화구로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29일 경기 역시 직구가 볼이 되니까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고 승부구로 직구를 썼다. 상황에 따라 변화해가는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재정비한 이후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이 커진 것도 불펜에서의 호투를 뒷받침하고 있다.

빠른 공을 가진 이의리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자연스럽게 직구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포크볼, 커브까지 스트라이크존에 넣을 수 있게 되면서 승부의 선택지가 한층 넓어졌다.

이 감독은 “심리적으로 ‘직구로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변화구로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의리처럼 공이 빠른 투수는 변화구 하나만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어도 타자가 한 구종만 노릴 수 없다. 그만큼 투수가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안 좋은 시간을 줄여가는 것”이라며 “이의리가 잘 버텨준다면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다. 앞으로도 더 좋아질 능력이 있다고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선발로 고전했던 이의리에게 불펜 전환은 새로운 돌파구가 됐다. 강력한 구위에 안정된 제구와 변화구 활용, 위기를 빠르게 털어내는 능력까지 더해지고 있다.

KIA가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불펜 투수 이의리’가 새로운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송하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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