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 장애아동 껴안으며 작업 주력 김근태 작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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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발달 장애아동 껴안으며 작업 주력 김근태 작가 별세

사랑·나눔·포용 정신 투영 회화 발현 시각 장애극복
국내 서양화가 최초로 2015년 미국 UN본부서 전시
동계올림픽 현장 밀라노서 전시…말년 나주서 작업

김근태 화가
평생 발달 장애아동을 돌보면서 그들을 화폭에 담아온 광주 출생 김근태 화가가 지난 1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69세.

김 작가는 5·18광주민중항쟁 시민군 출신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렸지만 목포 고하도의 공생 재활원에 있는 발달장애아들을 만나면서 그들과 각별한 인연을 맺는 등 화가로서 분주한 일상을 보내면서도 아이들에게 사랑을 베풀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국내 서양화가 최초로 2015년 미국 UN본부에서 전시를 여는 기록을 세운데 이어 이후 리우 패럴림픽 초대전, UN제네바사무국 초대전에서 장애아동들과의 그룹전, 평창 패럴림픽 전시, 5대륙 발달장애 작가들이 함께한 ‘2022 들꽃처럼 별들처럼2’전 등을 통해 사랑과 나눔, 포용이 투영된 회화정신을 십분 발현했다.

지난해 3월에 동계올림픽 현장인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작품을 선보이기도 한 그는 줄곧 장애에 대한 직접적 경험을 바탕으로 섬세한 예술적 탐구를 끌어내는데 주력했으며, 5·18항쟁 등 크고 작은 개인적 경험을 통해 장애인을 반영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오른쪽 눈은 이미 실명 상태였지만 2015년 100m에 달하는 100호 77점 연작을 완성해냈고, 어깨 회전근이 파열된 상태였음에도 2020년 5000점의 드로잉을 거뜬히 제작해 냈다.

특히 초기의 작업이 내면의 고통과 정체성의 해부에 가까웠다면, 최근의 작업은 관계와 공존의 문제로 확장해 냈으며, 오대륙 발달장애화가와 협업을 펼친 바 있다. 또 ‘장애’라는 범주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타자화된 시선을 해체하고 주체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드러내는 미학적 전환을 추구했다. 그러나 2023년에는 집중호우로 작업실과 작품 보관창고에 소장 중이던 작품 2000점이 침수피해를 입기도 했다. 말년에는 나주에 머물며 작품활동을 펼쳤다.

김 작가는 지난해 동계올림픽 현장인 밀라노 전시에 앞서 인터뷰를 통해 “광주 출생으로 대학 시절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했다. 생사가 뒤엉킨 참상, 극도의 공포와 긴장, 그리고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은 제 존재의 심층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으로 남았다. 이후 정신적 트라우마와 함께 후천적 한눈 실명, 청각 장애를 겪어왔다. 그러나 저의 작업은 ‘장애’를 주제로 선택한 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삶이 예술로 스며든 결과다. 저에게 결핍은 결핍이 아니었다. 그것은 또 다른 감각 체계이자 존재 방식이었다. 한쪽 눈의 상실은 시야의 축소가 아니라 시선의 집중을 낳았고, 청각의 제한은 외부 소음 대신 내면의 울림을 증폭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최호순, 아들 김창현, 딸 김아용 등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목포 금호장례식장 30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3일 오전 10시이며 장지는 천주교 담양공원. 문의 061-272-0400.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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