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광주 서구 농성1동 신점원씨(78·여)가 AI(인공지능) 스피커와 날씨와 약 복용정보를 듣는 등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이 문자의 발송지는 남구 월산동 주민인 나모씨(57) 가정집에 설치된 AI 스피커였다.
홀로 거주하는 집 안에서 낙상 사고를 당한 나씨는 급박한 상황에서 남구 장애인복지관이 올해 10월초 지급했던 AI 스피커의 기능 중 하나를 떠올리고 “지니야 살려줘”라고 외친 것이다.
이를 인식한 AI 스피커는 직원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직원은 토요일임에도 곧바로 나씨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 파악에 나섰다.
해당 직원은 나씨 집 근처에 거주하는 사회복지사에게 연락해 가정 방문을 요청했고, 다행히 나씨의 부상이 경상에 그쳤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지난달 29일 오후 4시 3분에는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유모씨(78·여)의 집에 설치된 AI 스피커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유씨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를 앓아 AI를 활용한 통합 돌봄 대상으로 등록된 상태였다.
“지니야 살려줘”란 유씨의 외침은 AI스피커를 통해 KT관제센터로 연결됐다. 관제센터는 황급히 유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 대기음만 울릴 뿐이었다.
유씨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것을 인지한 직원들은 곧장 가정으로 출동했다. 같은 시각 서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 관계자도 유씨의 집으로 향했다.
집 내부에 홀로 머물던 유씨는 급작스럽게 찾아온 복통에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유씨는 집을 찾아온 직원들에 의해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직원들은 유씨의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해 병원 수속 등을 인계할 수 있었다.
이에 앞선 같은달 20일 오후 8시에도 서구 주민 조모씨(81)의 AI 스피커에서 응급 호출이 들어왔다.
당시 조씨는 현기증과 두통을 심하게 겪고 있었고, KT관제센터는 인근에 거주하는 조씨 보호자에게 연락해 무사히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올해 광주에 속속 도입된 AI 돌봄 서비스가 독거 어르신들과 중증장애인들의 든든한 보호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차세대 돌봄 정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돌봄 시스템 서비스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홀로 사는 어르신 등의 건강과 안전을 챙기는 사업이다.
이 시스템은 각 가정에 설치되는 AI 스피커를 통해 일상 속 복약관리는 물론, 스케쥴 알림, 날씨 정보 제공, 어르신 말 동무, 안부 확인, 응급 상황 알림 등을 복합적으로 제공한다.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평일 낮에는 관계 기관에 응급 메시지가 전송되고, 휴일과 야간에는 보안업체로 연동되는 연락 체계를 갖춘다.
남구장애인복지관은 올해 10월부터 지역 중증장애인과 장애노인 16세대에 AI 스마트 돌봄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거주자의 실시간 동작을 감지해 응급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광주 자치구 중 가장 대대적으로 AI 통합 돌봄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서구는 올해 금호1동 130세대, 상무2동 170세대, 농성1동 212세대 등 고독사 위기 가구 512세대에 AI 스피커 등을 지급하는 등 인공지능을 활용한 24시간 비대면 돌봄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아직까지 긴급 출동 사례는 없지만 남구도 올해 30명의 독거노인에 AI 스피커를 보급, 사용자들의 높은 이용 빈도를 기록하고 있다. 긴급 알람 기능을 갖추고 치매 증상 관리에 중점이 맞춰진 동구의 효돌이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30세대에 보급·활용되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현재 보급된 AI 돌봄 시스템은 이틀 간 이용자의 거주지 내 이동거리 등을 측정하고 응급 상황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독사 방지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양방향 소통 불가능 등 개선해야 될 점은 있으나 코로나19로 소외계층의 외부 단절이 심각한 상황을 고려해 내년에 확대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성국 기자 stare8194@gwangnam.co.kr
최성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