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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가 제5시집 ‘불태워진 흔적을 물고 누웠다’(작가마을 刊)와 제6시집 ‘히말을 품고 사는 영혼’(신세림 刊)을 잇따라 펴내 주목을 받고 있다. 2017년 네팔어 시집을 낸 바 있는 시인의 이번 시집은 한국어 시집으로는 11년만에 선보이는 것이다.
먼저 ‘불태워진 흔적을 물고 누웠다’는 시인이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통일과 민중들에 대한 애정의 시선이 투영돼 있다. 자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 및 개인주의화 팽배로 인해 통일에 대한 다양성이 스며 있는 현대시의 자리가 점차 협소해지면서 ‘민중’ 의식 또한 무뎌진 가운데 누군가는 민족과 민중을 외쳐야 하고 그 한 부분은 예술인들의 몫이라는 게 시인의 시각이다. 문재인 정부 한반도 상황이나 부모 등을 시적 소재로 하고 있는 가운데 일상적 소재들을 시화했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시 ‘또 하나의 해-통일의 날’을 통해 ‘날마다 밝아지는 해를 찾아/사람은 오늘도 내일도/매일 매일 일어선다 아침은 그런 것이다//일어서는 사람을 따라/해가 떠오른다/떠오른 해를 따라/사람이 밝아지는 것이다’고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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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히말을 품고 사는 영혼’은 히말라야와 네팔의 자연과 사람이 내장하고 있는 ‘순수한 영혼’을 노래하고 있다. 히말라야에 푹 빠져 한동안 그곳에 머물면서 이런 저런 민간의 국제외교를 하다가 사랑에 빠진 시인은 2006년 네팔 여인을 신부로 맞아 네팔을 오가며 사는 삶 모두를 시집으로 엮었다. 시인은 히말라야와 네팔의 모든 사랑을 노래한다.
시인은 시 ‘히말을 걷다’를 통해 ‘그래서 가끔은/히말을 걷던 야크 방울소리도 그립다/바람을 대신해 울려주는 히말의 야크 방울소리가/사람 소리보다 사람 사는 세상보다/더 애타게 눈 맑은 영혼을 밝혀주는 것만 같아/나는 오늘도 상상 속에 오래전 걸었던 히말을 갇는다/눈 맑은 사람들이/눈 맑은 영혼의 허파로 숨 쉬는/히말, 영혼의 이상향/상그릴라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고 읊는다.
박두규 시인은 “그의 시들은 거의 히말라야와 네팔의 자연 및 사람이 내장하고 있는 순수한 영혼을 노래하고 있다. 젊은 날에 시인을 만났는데 그는 인간으로서 순수함과 열정이 강한 사람이었다. 카트만두 지진의 대재앙으로 죽어간 엄마 품을 떠나 히말라야를 넘어간 아가까지 히말라야와 네팔의 모든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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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1일 지진피해 지역인 네팔 랑탕히말(Langtang himal)을 찾아 한국식 도넛츠를 만들어주는 봉사활동을 한 뒤 포즈를 취한 김형효 시인. |
김형효 시인은 방송대 국문학과를 졸업, 1997년 김규동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사람의 사막에서’, ‘꽃새벽에 눈내리고’, ‘사막에서 사랑을’, ‘불태워진 흔적을 물고 누웠다’, 한러번역시집 ‘어느 겨울밤 이야기’. 산문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무나 마단의 하늘’, 네팔어시집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 등 다수를 펴냈다. 네팔관광청 표창장과 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 문화국, 네팔 최초의 영국 군인 데벤드라 기념사업회 등 표창장 ,네팔어 창시자 바누벅타 어챠르야(네팔 최초의 시인) 200주년 기념사업회 표창장 및 금메달을 수상했다. 현재 민족작가연합 서울·경기 지부장 및 출판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