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의 눈으로 바라본 광주의 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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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의 눈으로 바라본 광주의 오월

고려인 극작가 한진 연극 ‘폭발’ 20일 수완문화체육센터서
5·18 다룬 유일 작품…군사정권 폭거 향한 민중 분노 표현

고려인의 시각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연극이 선보인다.

고려인 극작가 한진의 연극 ‘폭발’이 20일 오후 2시 30분 광산구 수완문화체육센터 무대에 올려진다.

한진(1931~1993)은 재소고려인 2세대 한글문학 작가이자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의 유일한 프로극작가로 활동한 인물이다. ‘폭발’은 반제국, 반전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재소 고려인들이 창작한 모든 문학작품을 통틀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유일한 사례다.

극은 남한 내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 장면으로 시작된다. 미군 포 사격장에서 불발탄을 분해한 고철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노인들과 양공주, 광주 5·18민중항쟁에 참가했다가 붙들려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청년 대식과 똘만이, 국군장교 등이 등장한다. 모두 월남전과 5·18민중항쟁 때 부모 등 가족과 생이별을 겪은 이들이다. 작품은 다양한 설정의 인물들을 통해 군사정권의 야만적 폭거에 대한 민중의 분노와 억눌린 민초들의 절망이 새로운 자각으로 깨어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고려인 극작가 한진의 연극 ‘폭발’이 20일 오후 2시 30분 광산구 수완문화체육센터에서 선보인다. 사진은 지난 공연 모습.
지난 2021년 광주에서 국내 최초 초연한 이후 두번째로 선보이게 된 이번 무대는 새로운 배우들과 연출적 디테일의 변화가 더해졌다.

작품 연출은 최영화 호남대 미디어영상공연학과 교수가 맡았으며, 심학수 역에 박규상, 박용주 역에 노희설, 최신팔 역에 김원민, 박종선 역에 김주열, 선녀 역에 진소연, 양만식 역에 이승학, 양만길 역에 김민석 등이 출연한다.

최영화 교수는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 많은 고려인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광주 시민들이 고려인마을은 물론 고려인의 존재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위대한 예술가와 과학자 등 중앙아시아 사회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온 훌륭한 우리 민족이 많은데 그중 극작가 한진의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이역만리 먼 땅의 극작가가 우리 광주의 5·18을 소재로 작품을 썼다는 자체가 흥미로운 일이다. 또 고려인마을을 알릴 수 있는 문화콘텐츠로서 이 작품의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연은 무료.
김다경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        김다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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