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뱀의 해’ 맞아 예술인들 SNS서 안녕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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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뱀의 해’ 맞아 예술인들 SNS서 안녕 기원

뱀띠 윤익 감독·배우 김경옥씨 각각 새해 소망 밝혀
김해성·정순아·윤세영 작가 등 ‘띠그림 공유’ 나서
지혜롭고 신비로우며 상황판단 빠른 모습 형상화

김수진 ‘씬 1980’ 전 편집장
푸른 뱀띠해 아침이 밝았다. 우리 모두는 푸른 용의해에서 자연스럽게 푸른 뱀띠해로 진입했다. 띠 앞에 ‘푸른’이나 ‘황금’이 붙으면 그 어느해보다 만사형통이라고들 하지만 근래 이 속설은 엇나가고 있다. 지난해 푸른 용의 해였지만 부도덕한 권력과 무속의 결탁 및 각종 부조리로 잡음이 지속된 가운데 명태균씨의 연이은 폭로 정국 그리고 비상계엄이 자행되고, 제주항공 참사까지 벌어졌다.

푸른 용의 해는 만복이 깃들지 못했다. 올해 다시 푸른 뱀띠를 맞았지만 올 한해 개인적 삶이든, 국가적 삶이든 순탄하게 흘러가기를 희망한다. 국가가 시끄러워 안온한 일상이 그리운 현시국, 뱀띠해 예술인들을 포함해 지역을 연고로 활동 중인 아티스트들은 올해 간절한 희망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뱀은 12지신 중 6번째 동물로 지혜롭고 신비로우며 상황판단이 빠르고, 무언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깊이 생각하는 동시에 행동한다는 특성이 있는 만큼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뱀의 속성처럼 삶이 전개되기를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뱀띠해 미술인으로 빛고을미술시장인 광주아트페어(아트24)를 이끌었던 1965년생 윤익 감독은 평온한 일상 속 문화예술인들이 더 존중받는 세상이 되기를 기원했다. 그는 문화예술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내 정치가 하루 빨리 안정되고, 끝없는 침체를 겪고 있는 경기가 개선돼 서민들의 삶이 나아지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념편향적 정치와 지역 감정을 극복하고 화합하며 서로 존중하는 세상이 오길 기대한다는 반응이다.

특히 새해 공석에 들어간 광주비엔날레 대표와 임기만료를 눈앞에 둔 광주시립미술관장에 적임자가 선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감독은 “비엔날레나 시립미술관이 간판 기관들이니만큼 지역에서 인정받을 분이면 좋겠다. 그 두자리는 세금으로 돌아가는 자리인 만큼 그냥 정치인 들이 대충 한 자리 차지하는 식의 인사는 안된다. 정치적 인사를 경계해야 한다. 정말 예술을 잘 알고 있는, 좋은 분들이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연극협회 소속 극단 얼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1977년생 배우 김경옥씨는 2000년 5·18 소재 연극 ‘봄날’로 무대에 데뷔해 올해 25년차를 맞았다. 을사년에는 무대에서 시민들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길 소원했다.

그는 “지난해는 배우로서 활동을 활발히 하지 못해 아쉬웠다. 올해는 공연이나 행사 등에서 지역 연극 팀들을 많이 불러줘 연극과 시민들이 친해지는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 공연 전에 관객들이 넘쳐나는 광주 연극의 새로운 부흥을 꿈꿔본다”고 밝혔다.

또 “초등학교에서 예술강사로 아이들과 함께 연극수업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수업이 활성화돼 예술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현장이 더 늘어나길 바란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연극으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장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배우 김경옥
부와 함께 풍요롭고 빛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작업한 정순아 작가의 ‘을사청사’.
지난해 지역 영화인들의 인터뷰를 한 데 모아 ‘광주 영화인 열전’이라는 생애 첫 책을 출간한 김수진 ‘씬 1980’ 전 편집장 역시 1989년생 뱀띠 예술인이다.

그는 “‘광주 영화인 열전’을 출간하는 성과를 내고 청소년삶디자인센터에서 영화 비평 수업을 하는 등 뿌듯하고 보람찬 한 해를 보냈다”면서 “올해는 좋은 기운을 이어받아 두번째 단행본을 출간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또 울적한 하루하루가 계속되는 요즘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단편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외에 미술인들은 매년 새해를 기점으로 그해의 띠에 해당하는 동물그림을 형상화해 좋은 운세를 기원하는 문화가 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운세 그림들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을 통해 다수와 소통에 나선다. 그 소통은 좋은 기운을 함께 나누자는 생각이 깃들어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그 그림이 가치있는 것은 올 한해 첫 스타트를 알리는 작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김해성 고영종 정순아 윤세영 작가 등 많은 화가들이 운세그림 공유에 나섰다.

신성시되는 존재인 뱀 우로보로스를 형상화한 윤세영 작가의 청뱀.
이중 윤세영 작가는 아픈 2024년을 지나온 만큼 올해는 몸과 마음을 잘 챙기고 웃을 일이 더 가득한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뱀이 갖고 있는 특성이 꺼림칙하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지만 뱀들 중 우로보로스는 신성시되는 존재라는 설명이다. 그는 우로보로스가 꼬리를 물고 있는 뱀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무한성을 의미하며 껍질을 벗고 새로운 피부로 태어나는 것처럼, 재생과 부활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꼬리를 물고 있는 뱀은 스스로 완전한 존재임을 의미하고, 특히 청뱀은 지혜와 통찰, 번영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정순아 작가는 카카오톡을 통해 푸른 뱀을 형상화한 작품을 공유했다. 그는 판화가 아닌, 회화로 형상화해 올해는 부와 함께 풍요롭고 빛나는 한해가 돼라는 마음을 담아냈다. 공유한 작품을 오는 7일부터 예술이빽그라운드에서 열릴 세화그룹전에 출품할 예정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김다경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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